美·中 해빙무드, EU 양적완화 호재
獨 국채금리 연계 DLS 등 평가손실 감소
일부 투자자 원금 회복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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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ㆍ중 무역분쟁 해빙 무드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로 시중금리가 급반등하고 있다. 오는 19일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의 평가손실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일부 금리 연계 DLS 투자자들은 원금을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는 낙관적 관측이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기준 -0.445%를 기록했다. 지난 3일만 해도 장중 -0.743%까지 내려갔지만 불과 열흘만에 0.3%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다.
이에 따라 이달초만 해도 평가손실 원금 100%였던 독일 금리 연계 DLS의 손실액은 원금 50% 수준으로 줄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A자산운용사 상품의 경우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가 만기시 -0.2% 이상이면 연 환산 4.2% 수익을 얻는다. 금리가 -0.2% 미만일 때부터 손실이 발생해 -0.7%까지 터치하면 원금 전액을 잃는 구조다. 대부분의 상품이 이와 비슷한 구조로 설계됐다.
영ㆍ미 CMS(이자율스와프) 금리 연계 DLS도 시중금리 상승으로 평가손실이 줄었다. 14일 미국 5년 CMS 금리는 1.686%, 영국 7년 CMS 금리는 0.857%를 기록했다. 최저였던 지난 4일 대비 각각 0.422%, 0.374%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이 판매한 금리 연계 DLS 잔액 중 3분의 1인 약 1200억원이 원금손실구간에서 벗어나 연 환산 4% 가량의 이익을 낼 수 있게 됐다.
이번에 대규모 투자자 손실을 낸 금리 연계 DLS는 우리은행이 4012억원, KEB하나은행이 3876억원을 판매했다. 이달만 우리은행 7건, 하나은행 1건의 상품 만기가 도래하며 오는 10~11월 중 총 20건 이상의 만기가 속속 돌아온다. 대규모 평가손실을 낸 금리 연계 DLS의 첫 만기 도래 사흘을 앞두고 기초자산의 금리가 극적 반전을 이루면서 향후 금리 추이에도 이목이 쏠린다.
독일 국채를 비롯한 시중금리 반등은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완화에 따른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예금금리 인하, 순자산매입 재개 등 경기부양의 신호탄을 쏘면서 시장의 우려가 잦아들었다. 여기에 1년 이상 무역갈등을 겪어 온 미ㆍ중이 보복관세 조치 중단 등 화해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시장의 우려를 더는 데 힘을 보탰다. 경기 둔화 우려가 줄어들면서 독일 국채 등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완화, 앞으로도 금리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시중금리 상승 추세에 비춰보면 만기에 다소 여유가 있는 투자자들의 경우 원금 전액을 회복, 연 4% 이상 수익을 챙길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편 금리 연계 DLS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검사를 연장했다. 은행, 자산운용사, 증권사를 상대로 진행한 이번 합동검사에서는 상품 제조, 판매, 내부통제 등의 문제를 두루 점검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금감원은 최대한 빨리 분쟁조정위원회를 개최해 불완전판매에 대한 배상비율 등을 결정한다. 금융위원회는 은행의 파생상품 판매 제한을 포함한 제도 개선 방안을 두루 검토할 예정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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