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9 (일)

‘대만판 트럼프’ 궈타이밍, “내년 대선에 불출마” 선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국양제 반대’ 차이잉원 현 총통에 더 유리 관측

경향신문

‘대만의 최고 부호’ 궈타이밍(郭台銘·69·왼쪽 사진) 훙하이(鴻海)정밀공업 창업자가 내년 1월로 예정된 대선에 불출마한다고 선언했다. 대만 대선은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오른쪽) 현 총통과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 후보인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시 시장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궈타이밍은 지난 16일 밤 성명을 통해 “고민 끝에 2020년 총통 선거에 참여치 않기로 했다”면서 “대만 사회를 단결시켜 경제를 살려보자는 뜻으로 선거에 출마하려 했지만 일부 정치인들이 사익을 위해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는 데 실망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선 불출마가 정치 참여 포기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궈타이밍은 24세 때 텔레비전 부품회사 훙하이를 창립해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기업으로 키웠다. 애플의 주요 제품을 조립·생산하는 폭스콘이 훙하이 자회사다. 미 경제지 포브스가 집계한 궈타이밍의 자산은 73억달러(약 8조6804억원)에 달한다. 막대한 자산가, 공격적 언사를 구사한다는 공통점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주 비교됐다.

지난 6월 국민당 경선에서 한 시장에게 패한 뒤 침묵하다 12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궈타이밍이 대선 불출마를 결정하면서 수혜자는 차이잉원 총통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반중국 시위 사태로 대만 내 중국에 대한 경계심과 위기의식이 고조되고 있다. 독립 성향의 차이 총통은 홍콩 지지, ‘일국양제’ 반대로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반면 친중국 성향의 한 시장에게는 궈타이밍의 불출마가 불리하게 작용한다. 친중국 성향이지만 한 시장보다는 ‘중도’에 가까운 궈타이밍 지지층이 차이 총통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민진당 관계자는 자유시보에 “대선 구도가 단순화되면 차이 총통에게 더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16일 솔로몬제도와 국교 수립을 맺는 등 차이 행정부에 대한 외교적인 고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솔로몬제도는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끊었다. 차이 총통 취임 이후 엘살바도르 등 6개국이 대만과 단교했으며,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은 국가는 16개로 줄어들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최신 뉴스두고 두고 읽는 뉴스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