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고반 LA카운티미술관장
수많은 미술관 지나치게 많은 조명
자연환경 파괴, 작품 본연의 美 훼손
친환경적 미술관으로 재탄생 주도
현대 미술기관이 가야할 방향 제시
수년전 현대차와 협약 한국예술 후원
“한국미술 인지도 낮아…지속성장 가능”
마이클 고반 LA카운티미술관 관장이 최근 추진하는 LA카운티미술관 재준공 프로젝트. 지은지 50년이 넘어 개보수 필요성이 제기되던 미술관이 혁신적 변혁을 예고했다. 세계적 건축가 피터 줌터가 합류하면서다. 주 건물이 월셔가를 구름다리처럼 커버, 길 건너편까지 건축물이 확장된다. 사진은 새로 지어질 LA카운티미술관 전경. [Image by Atelier Peter Zumthor & Partners/The Boundary]사진 왼쪽으로 신축되는 일본관이 보인다.[Image by Atelier Peter Zumthor & Partner/The Boundary]지상에서 본 LA카운티미술관 전경. .[Image by Atelier Peter Zumthor & Partner/The Bounda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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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지나치게 많은 조명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자연환경을 파괴시킬 뿐 아니라 작품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훼손하는 장치입니다.”
LA카운티미술관의 전면적인 리모델링 작업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고반 LA카운티미술관장은 평소 친환경적 미술관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자연광을 최대한 가린, 창문 하나 보기 힘든 현재 대부분 의 미술관의 모습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얘기다.
고반 관장은 “전세계 미술관의 약 65%는 자연광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며 “많은 연구에 따르면 자연광이 조각품과 같은 조형물을 감상하는 데 훨씬 뛰어난 시각적 효과를 제공한다”고 한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그는 이런 신념을 설득력있게 제시해, LA카운티미술관을 자연광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 재편성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약 7709억원을 투입한다. 이 때문에 기존보다 규모가 10% 작아지고 건설비용은 높아져 여론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고반 관장은 작품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그 정도 비용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에 LA카운티수퍼바이저위원회는 LA카운티미술관 새 디자인에 대한 환경평가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승인했으며, 2020년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한다.
고반 관장은 이전부터 미술관을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허드슨 강변에 위치한 24만평방 피트의 나비스코 박스 공장을 개조해 디아비콘(Dia:Beacon) 미술관을 조성한 사례는 자연과 환경을 키워드로 공간 재생을 실현한 고반 관장의 대표적 프로젝트로 꼽힌다.
2015년 LA카운티미술관에 설치된 존 게라드의 ‘솔라 리저브’(Solar Reserve:Tonopah, Nevade) 역시 환경을 생각한 고반 관장의 가치관이 담겨 있는 작품이다.
네바다 광활한 사막에서 탐지된 태양과 달, 별 등 태양계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디지털 시뮬레이션 설치미술인 이 작품을 두고 고반 관장은 “기후변화와 환경보호가 최대 이슈인 21세기에 뮤지엄이 받은 최고의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고반 관장과 한국과의 인연은 특별하다. 그는 한국 예술을 서구권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그는 2009년 LA카운티미술관 한국관을 578㎡으로 확대 재개관했다. 이는 해외에 있는 한국미술 상설 전시장으로는 최대 규모다. 2015년에는 현대차와 협약을 맺고 한국 예술을 후원하기로 약속했다. 최근에는 그 일환으로 ‘선을 넘어서: 한국의 서예(Beyond Line: The Art of Korean Writing) 전’을 열었다.
고반 관장은 당시 한국 예술이 저평가됐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한국작가들이 세계 미술계 동향의 최첨단에 있음에도 중국 일본에 비해 인지도는 매우 낮다”며 “ 한국 미술은 좀 더 지속적으로 천천히 성장하면서 보다 성공적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LA카운티미술관 규모 축소로 한국관은 사라지지만, 오는 11월 서도호 전시회 등 앞으로도 지속적인 한국 예술계와의 교류를 통해 한국 예술을 알린다는 방침이다.
1963년생인 고반 관장은 뉴욕 구겐하임 박물관 부관장을 거쳐 2006년부터 LA카운티미술관에 몸담고 있다.
그는 오는 10월 10일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개최되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19’에 연사로 참여해 동시대 현대미술이 어떻게 환경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지, 현대미술 기관은 어떻게 환경의 문제를 담아내고 있는지, 한국 관객들과 이야기 나눌 예정이다.
채상우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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