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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자본주의 리셋"…개혁 깃발 든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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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9일자 파이낸셜타임스 1면.


"지금이 자본주의를 리셋할 때다."

세계적인 경제 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FT)가 자본주의 개혁 캠페인을 들고나와 주목된다. 기업이 자신들의 이윤 극대화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고객, 근로자와 함께 나누는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아울러 불로소득자가 많은 소득을 누리는 '불로소득 자본주의'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많은 보상을 받는 자본주의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FT는 18일(현지시간) 신문 첫 장을 비롯해 7쪽을 할애해 새 캠페인을 소개했다. FT는 이를 통해 기존 주주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던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고객·직원 등에 대한 사회적 책임까지 다하는 자본주의로 거듭나야 한다는 내용의 '뉴어젠다' 캠페인을 내놨다.

FT의 뉴어젠다는 지난달 19일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변하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이 새롭게 발표한 성명 내용과 유사하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애플의 팀 쿡 등 주요 기업 CEO 181명이 서명한 이 성명은 BRT가 기존에 기업 목적으로 명시한 전통적인 밀턴 프리드먼의 '주주 우선 자본주의 모델'이 한계에 도달했으며 앞으로 기업 목적은 모든 이해당사자를 위한 가치 창출이 돼야 한다고 천명했다.

FT는 이날 신문 첫 장을 노란색 바탕으로 채운 뒤 한가운데에 "자본주의. 리셋을 위한 시간"이라는 검은색 문구를 커다랗게 새겨 넣었다. 이어 "비즈니스는 이익을 창출해야 하지만, 목적(purpose)을 위해서도 봉사해야 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어젠다 관련 기사를 제공하기 위한 웹사이트(FT.com/NewAgenda)도 공개했다.

신문 2면에서는 라이어널 바버 FT 편집장이 뉴어젠다에 대해 소개했다. 바버 편집장은 "FT는 자유기업자본주의를 믿는다. 이는 더 많은 일자리, 돈, 세금을 제공하는 부를 창출하는 기반"이라며 "자유자본주의 모델은 지난 50년간 평화, 번영, 기술 진보를 가져왔다. 전 세계적으로 빈곤을 줄이고 생활 수준을 극적으로 높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자유기업자본주의 모델이 이익·주주가치 극대화에만 집중하는 것은 필요조건이나 충분조건이 아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변화 없이는 현재 자유기업자본주의 모델의 위험이 가져올 고통은 더 클 것이라며 "자유기업자본주의는 놀라울 정도로 스스로를 재창출하는 포용성을 보여왔다"며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는 개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마틴 울프 FT 수석경제논설위원은 '자본주의를 불로소득자들로부터 구출하기'라는 제목의 한 페이지 분석 기사에서 "자본주의자들은 이익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있지만 현실에선 약화된 경쟁, 미약한 생산성 증대, 높은 수준의 불평등, 타락한 자본주의가 시민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며 자본주의 개혁을 촉구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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