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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우려]돼지 방역 전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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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자체 인력 총동원

출입 통제·방역 활동 온 힘

“철원 뚫리면 사태 커질 것”

경향신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으로 자치단체들이 방역활동에 가용 인원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양돈농가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18일 ASF 발병 확진을 받은 경기 연천군 백학면 전동리 한 돼지농장 주변에서는 오후 1시부터 이 농장에서 키우던 돼지 4700여마리를 매몰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인근 도로에는 ‘긴급 초동방역’이란 안내판과 함께 출입통제선이 설치됐고 곳곳에서는 방역활동이 계속됐다. 이 농장은 첫번째 발생한 파주 농장과 직선거리로 30㎞가량 떨어져 있다. 두 농장의 역학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다만 인근에 북한과 이어진 하천이 흐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백학면에서 돼지 4700마리를 키우고 있는 21세기농장 홍성만씨(58)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소독뿐이라는 게 그저 답답하다. 하늘에 빌 뿐”이라면서 “부인과 아들에게도 외출하지 말도록 부탁했고, 떨어져 사는 딸에게도 전화로 ‘당분간 집에 오지 말라’고 전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연천군과 맞닿아 있는 포천시 일동면에서 돼지 2500마리를 키우는 신형순씨(67)는 “축사 주변에 산은 없지만 혹시 하는 마음에 멧돼지 출입을 막기 위한 울타리를 만들어놓고, 새들이 접근할 수 없는 시설도 설치했지만 불안해 잠을 잘 수가 없다”며 “요즘은 매일매일 축사 안팎을 소독하고 외부인들이 축사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돈협회 연천지부는 이날 회원들에게 소독 강화와 외출 금지를 당부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ASF 첫 발생 지역인 파주시 양돈협회 지부장 이운상씨(74)는 “정부는 감염 경로로 지목되고 있는 멧돼지 개체수를 줄이는 방법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천군과 가까운 강원 철원읍 대마리 돼지농장주 이근용씨(62)는 “연천 발생 농장과 이곳은 엎어지면 코 닿을 정도”라며 “철원이 뚫린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ASF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철원에는 75개 농가에서 16만2000여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북한과 접경한 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5개 지역의 돼지 사육 마릿수는 총 20만여마리로 철원이 80%를 차지한다. 북한과 인접해 있는 인천시는 강화대교와 초지대교에 소독·통제초소를 설치하고 24시간 운영에 들어갔다.

이상호·최승현·박준철 기자 sh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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