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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5 (수)

이슈 5세대 이동통신

삼성의 5G 반전드라마…6개월만에 日 넘어 중동까지 겨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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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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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일 럭비 월드컵서 5G 시범 서비스 지켜봐



세계 럭비 월드컵 2019의 개막식이 열렸던 지난 20일 일본의 도쿄 조후시 스타디움. 약 5만 명이 들어찬 도쿄 스타디움의 귀빈석인 스카이박스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저신다 아더 뉴질랜드 총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란히 앉아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이 이날 럭비월드컵 조직위원회 회장인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게이단렌 명예회장)의 초청으로 참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더해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 5G 사전 서비스에 삼성전자가 5G 장비와 5G 단말기(스마트폰)를 공급한 데 따른 일본 측의 배려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외 통신업계에서는 "KDDI 공급을 확정지은 이 부회장이 내년 도쿄 여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1위 통신사인 NTT도코모의 카즈히로 요시자와 대표 등과 함께 5G 협력방안과 스마트폰의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본의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로 삼성전자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5G 장비와 단말기가 필요한 일본이 5G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에 손을 내밀고 있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연초까진 '도전자'였지만 올 1분기 1위 등극



삼성전자로서도 5G(세대) 통신 장비의 일본 진출에 성공하면서 세계 5G 시장에서 최강자로 꼽히는 중국 화웨이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초만 해도 5G 시장의 도전자를 자처했던 삼성전자가 일본 진출에 성공하면서 6개월여 만에 화웨이의 '맞수'로 급성장한 것이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월 3일 올해 첫 사업장 방문지로 경기도 수원의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이런 '도전자' 발언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전체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이 6.6%에 불과해, 화웨이(31%)나 에릭슨(29.2%), 노키아(23.3%) 등과 격차가 큰 6~7위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통신 장비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지난해 12월에는 네트워크 사업부 경영진을 대폭 교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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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을 직원들이 드나들고 있다. 우상조 기자/ 201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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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5G 강자' 화웨이 주춤한 사이 반등



삼성전자가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 6개월 만에 '반전의 드라마'를 쓴 건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반사 이익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은 우방국에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를 도입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하고, 자국 내 기업에는 거래 금수 조처를 내려 화웨이를 코너로 내몰았다. 이후 호주·일본·대만 등이 화웨이 제재 동참을 선언했다.

화웨이가 이렇게 주춤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바짝 속도를 냈다. 마침내 지난 6월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 전무는 "올해 5G 통신 장비 세계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하기에 이른다. 미국 이동통신 장비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동안(2018년 10월 ~2019년 3월) 5G 통신 장비 시장 점유율 37%로 1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화웨이(28%)와 스웨덴 에릭슨(27%), 핀란드 노키아(8%) 등을 따돌린 것이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급성장은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국내 시장과 일본에서 올린 상당한 성과가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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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이어 중동 5G 시장 공략 중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부터 세계 5G 장비 시장의 점유율이 치고 올라간 것은 '준비된 기술력'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우준 전무는 "2009년 5G 연구를 시작했고, 2014년 5G 필드테스트, 2016년 5G 모빌리티 데모 등을 거쳐 세계 최고 수준의 5G 경쟁력을 쌓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통신 업계에서는 네트워크 장비 시스템, 칩셋은 물론 5G 스마트폰까지 5G 토털 기술력은 삼성전자가 최고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또 국내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도 결정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국내 첫 5G 상용화를 주도한 실질적인 사업자"라며 "이 과정서 기술과 제품의 신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연초부터 일본을 오가며 5G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일본의 수출 규제 직후 방한한 일본 3위 통신업자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 만나 5G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의 사업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지난 18일에는 5000억 달러(약 580조원)를 투자해 스마트 시티 '네옴(NEOM)' 조성을 추진 중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5G와 AI, ICT,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기술 투자 확대 협력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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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5G 상용화 국가 60%에 이미 진출"



삼성전자가 이처럼 일본과 중동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지만, 글로벌 5G 시장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하기엔 섣부르다는 지적이다. 현재 미국의 제재를 받는 화웨이 역시 5G 분야의 최강자인 것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딩윈 화웨이 상무이사 겸 통신망 사업부문 총재는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6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상하이'에서 "올 상반기 한국·영국·스위스·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가 5G 상용화에 나섰다"며 "이 중 3분의 2가 화웨이의 도움으로 구축됐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화웨이가 맺은 해외 5G 상용 통신망 구축 계약만 50건이고 해외로 선적한 기지국 장비만 15만대라는 것이다. 화웨이는 또 5G를 준비 중인 유럽은 물론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의 시장에 대한 공략도 멈추지 않고 있다.

장정훈·이소아·김영민 기자 cc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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