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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모레 태풍 ‘미탁’ 오는데…화성서 돼지열병 첫 의심 신고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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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양돈단지 충남과 근접…확진 땐 ASF 대규모 확산 위험

17호 ‘타파’ 직후 파주·강화서 잇따라 발병, 방역 중대 고비

제18호 태풍 ‘미탁’이 한반도로 접근함에 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이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국내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 홍성의 ASF 의심 돼지가 음성으로 판정되면서 국내 양돈 산업이 붕괴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으나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특히 30일 밤에는 그동안 ASF가 발생하지 않은 경기 화성에서 ASF 의심 신고가 들어와 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7일 이후 ASF 추가 발생은 없지만 30일 오후 화성시 양감면의 한 농장에서 의심 신고가 1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농장의 돼지가 ASF로 확진되면 서울 이남지역에서 발생한 첫 ASF 사례가 된다. 당국은 ASF 바이러스가 파주·연천·김포·강화 등 경기·인천 북부지역 밖으로 퍼지는 경우 방역이 훨씬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화성은 국내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지역과 가까운 곳이어서 ASF의 대규모 확산 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당국은 특히 오는 3일 전남 서해안에 상륙해 남부지방을 관통할 것으로 전망되는 태풍 ‘미탁’에 의해 ASF가 확산할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태풍이 상륙하면 살처분 매몰지와 잔존물 등을 통한 추가 확산의 우려가 높아진다. 그동안 뿌린 소독약과 생석회가 쓸려나가면서 방역력이 크게 악화될 수도 있다. 특히 4만 마리에 육박하는 돼지가 살처분 또는 예정돼 있는 인천 강화군이 문제다. 전날 오후 6시 현재 아직도 2만6000여 마리가 살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태풍이 오기 전 살처분이 다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살처분할 때는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통에 사체를 넣고 매몰해 침출수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풍은 ASF가 국내에 유입된 원인으로도 의심받고 있다. 9월 초 한반도에 영향을 미친 13호 태풍 ‘링링’의 영향으로 임진강 수계를 따라 북한으로부터 ASF 바이러스가 흘러들어왔을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지난 23일 17호 태풍 ‘타파’가 지나간 직후인 24일 파주와 강화에서 잇따라 2건의 ASF가 발생한 데 이어 27일까지 강화에서 4건이 더 발생한 것도 이 같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편 ASF에 못지않게 치명적인 가축 전염병인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자주 발생하는 계절이 다가오면서 방역 당국과 축산농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1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5개월간을 ‘구제역·AI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하고 집중 방역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구제역의 재발을 막기 위해 과거 이 병이 발생한 적이 있는 농가나 소·돼지 밀집사육단지 농가 등 방역 취약농가 173곳을 대상으로 1차 농가 자체 점검, 2차 지자체 점검, 3차 농식품부·검역본부 점검으로 이어지는 ‘3중 점검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 백신 비축량을 평소 2개월분에서 3~4개월분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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