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은 소문난 트위터 마니아다. 그런 그는 2009년 8월 트위터에 가입한 후 수많은 글을 올리면서 종종 특정 검사들 이름을 언급하며 호감을 나타냈다. '검찰 개혁'을 입버릇처럼 말해온 그가 트위터에서 가장 자주 언급한 검사는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자신을 수사 중인 윤석열 검찰총장이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 차량을 가리키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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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살펴봤더니, 조 장관은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유독 많이 언급했다. 그는 2013년 10월 18일부터 2016년 12월 25일까지 3년 남짓한 기간 윤 총장과 관련한 28개의 글을 썼다. 조 장관이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검사가 윤 총장이었다. 윤 총장이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팀에 수사팀장으로 파견된 2016년 12월 1일엔 "윤석열!"이라는 짧은 글도 올렸다.
윤 총장은 2013년 10월 21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그는 당시 여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밝힌 것도 이 자리에서였다. 이 장면을 지켜본 조 장관은 트위터에 "윤석열은 헌정 문란 범죄에 맞서 국록을 받은 사람이 뭘 해야 할지 잘 보여준다"고 썼다.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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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 총장 말은 조 장관에게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조 장관은 당시 여당 의원을 비판할 때도 윤 총장의 이 말을 인용했다. 2013년 11월 12일 그는 "윤 검사의 이 말은 김무성에게 '형님, 뭐든지 시켜만 주십시오'라고 했던 검사 출신 새누리당 김재원(의원)의 말과 대조해서 읽어야 정확히 해석된다"고 적었다.
조 장관은 박근혜 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박 전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지 못해 국정 농단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을 하면서도 윤 총장 말을 인용했다. 그는 2016년 12월 25일 트위터에 "'대통령 말에 토 달기 쉽지 않았다'(조원동 전 경제수석). 이를 극복해야 비극이 재현되지 않는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윤석열 검사)가 모토여야 한다"고 했다. 여권 일부에서 윤 총장이 조 장관 수사로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했다고 공격하는 지금 상황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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