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위가 다시 격해지고 있는 홍콩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시위할 때 마스크를 쓰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시행된 뒤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자 시위대 저항도 더욱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홍콩에 주둔하고 있는 중국군을 시위대가 자극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정성엽 특파원 리포트 먼저 보시고 이어서 베이징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수백 명의 시위대가 홍콩 주둔 중국군 건물에 도착했습니다.
일부 시위대가 옥상 위에 있는 군인들에게 레이저 불빛을 비추며 자극합니다.
한 군인이 노란 깃발을 들어 올렸습니다. "당신은 법을 위반하고 있고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경고 문구였습니다.
시위대와 중국군의 사상 첫 직접 대치 상황은 몇 분간 이어졌고 시위대가 현장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됐습니다.
복면금지법 시행 이후 경찰의 진압 방식은 더 과격해졌습니다.
마스크를 벗으라는 경찰의 요구를 거부한 시위대를 포함해 수십 명이 체포됐고 저항하는 시위 군중에게는 무자비한 폭행이 가해졌습니다.
10살 남짓 아이들이 체포되고 여성이 경찰에 짓밟히는 영상까지 돌면서 시위대의 저항도 더욱 거칠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대의 집중 공격을 받는 지하철은 초유의 전면 운행중단 사태가 발생했고 정상 기능을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위자 : 지하철 운행 중단은 터무니없는 일입니다. 시위자에게도 불편합니다. 지하철은 시민들에게 봉사해야 하지 않나요?]
시위대의 반중국 정서는 중국 관련 기업과 매장에 대한 방화와 파괴로 표출되고 있습니다.
상황은 점점 나빠지고 해법은 점점 찾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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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성엽 특파원, 방금 전해준 리포트를 보면 시위대가 중국 군인들 있는 쪽으로 레이저를 쏘면서 자극했는데, 이렇게 직접 대치하는 게 처음 있는 일이라는 거죠?
<기자>
홍콩 주둔 중국군, 처음부터 주목 대상이었지만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군이 움직인다는 것은 그 상징성과 파장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시위대도 개입 명분을 줄까 봐 조심을 했었는데 어제(6일)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별다른 충돌은 없었지만 시위대의 레이저 불빛을 자칫 공격무기로 오해했다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를 상황이었습니다.
홍콩에서 여전히 중국군의 개입은 베이징도 섣불리 결정할 수 없는 파괴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뜻입니다.
<앵커>
홍콩 지하철도 중단되고 생필품을 사재기한다는 이야기도 들리고, 이 정도면 도시기능이 마비됐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넉 달째 이어지는 홍콩 시위에 홍콩 경제의 주름살이 늘고 있습니다.
지금 홍콩 가면 평소 10분의 1 가격에 호텔 예약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관련 기업, 매장들에 대한 시위대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고 쇼핑몰이나 대형 마트들이 문을 닫다 보니 홍콩 시민들이 생활용품을 사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부 생필품 사재기도 일어나고요, 그렇다고 전쟁 전야처럼 생필품 쟁여놓기에 나설 정도의 불안한 분위기는 아니라는 게 홍콩 현지인들의 전언입니다.
<앵커>
한때 아시아 경제의 중심으로도 불렸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관광 많이 가던 곳인데, 이렇게 계속 시위가 이어진다면 예전의 위상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기자>
중국인이 되기 싫다, 나는 홍콩인이다, 이렇게 외치는 젊은 세대들의 저항이 점점 과격해지고 있는 건 맞습니다.
여기에 군을 투입해서라도 이걸 찍어 눌러야 한다는 주장, 또 캐리 람 행정부가 괜히 복면금지법으로 시위 동력을 다시 키워졌다는 비난, 온갖 이런 여론들이 지금 홍콩에서 혼재해 있습니다.
이것저것 다 싫다며 홍콩을 떠나겠다는 시민과 기업들도 있고요, 워낙 상처가 깊어 시위 사태가 일단락된 뒤에도 홍콩의 옛 명성을 회복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장현기)
정성엽 기자(js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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