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15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박남춘 인천시장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인천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국정감사에서 적수(붉은 수돗물)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집중 포화를 맞았다.

행안위 소속 국회의원들은 15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인천 적수사태 원인과 초동대처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이날 정인화(전남 광양 곡성·구례) 무소속 의원은 “적수사태는 수산정수장에서 공천정수장으로 물을 역류시켜 보내면서 발생했다”며 “정수관로 역류 시 통상 10시간 동안 해야 하는데 인천시는 10분만에 해서 수돗물의 탁도(흐림 정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인천시의 초동대처도 미흡했다”며 “인천 북항분기점 밸브 개방 시 수돗물 탁도가 0.6NTU로 나왔다. 먹는 물 기준치가 0.5NTU인데 탁도가 높아졌으면 바로 대처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 “담당 공무원의 탁도계 조작 비위도 드러났다”며 “당시 탁도 측정을 중지시켜 대응하지 못한 것이다. 인천시의 상수도 노후관 관리도 부족했다”고 강조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15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인천시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되고 있다. (사진 = 이종일 기자)

김성태(서울 강서을) 자유한국당 의원은 “수돗물 사태로 인천시의 무능이 드러났다”며 “피해보상은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박남춘 시장의 과실에 대한 책임을 세금으로 떼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권은희(광주 광산을) 바른미래당 의원도 “인천시민은 1970년대 행정서비스를 받고 있다”며 “적수사태가 장기간 지속된 것은 전적으로 인천시의 행정력 부족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권 의원은 “지난달 탁도계 조작 사실도 드러났다”며 “인천시 담당 공무원은 정부합동조사에서 해당 사실을 은폐했다. 조사단에 사실을 은폐할 정도면 수질관리 문제가 이번 한 번만이 아닐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박 시장은 이러한 행태가 오래 된 행정관행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은폐까지 감행하는 행정문화를 고쳐야 한다”며 “박 시장부터 반성해야 한다. 과거에 이러한 일이 발생한 적이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남춘 시장은 “수돗물 사태에 대해서는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상수도 사업을 개선하기 위해 민간인 위주로 혁신위원회를 꾸려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탁도계 조작건은 현재 경찰 수사 중이어서 결과를 보고 처리하겠다”며 “전자기록 관리 분야에 대해서는 감사관에게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