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여성가족부 차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로 알려진 윤지오씨에게 숙소 비용을 지원한 익명의 후원자가 김희경 여성가족부 차관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오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가부가 법적 근거도 없는 예산을 활용해 윤씨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김 차관은 이날 오후 속개된 국감에서 “당시 윤지오씨에게 12만8400원을 기부한 사람은 나”라고 털어놨다.

김 차관은 “당시 윤씨가 장자연 사건 관련 방송에 출연해 여성단체를 비판하고 검찰 진상조사단 출석을 앞두고 숙소 지원을 요청해왔다”면서 “검토 결과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내가 예산검토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사비를 내서 대방동에 있는 서울여성플라자에 3일간 숙박하도록 했다. (3월)15일부터는 경찰 숙소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김 차관은 “사적 기부라 공개하지 않았지만, 불필요한 논란이 국회에서 일고 있어 지금 공개한다”고 덧붙였다.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로 알려진 윤지오씨. 연합뉴스

김 차관의 답변에 야당 의원들은 거세게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은 “숨긴 이유가 미담이 될 거 같아서 숨겼나”라며 “부하직원에 대한 직권남용으로, 이게 당당하게 얘기할 사안이냐”며 따졌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이 윤지오씨 뿐이겠냐”며 “(증언의) 진실성이 담보되지도 않는데 셀프 기부금을 내서 도와주는 게 정당하냐”고 지적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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