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주의 한 산업단지에서 시신 39구가 담긴 화물 트럭 컨테이너가 발견돼 경찰이 20대 운전사를 살인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BBC 등 영국 언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오후 1시40분쯤 한 구급차 요원으로부터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컨테이너를 발견했다는 신고를 받았다. 경찰은 컨테이너 안에 10대로 추정되는 한 명을 포함해 39명의 시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에식스 경찰의 앤드루 마리너 총경은 “트럭 운전사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트럭 운전자는 북아일랜드 출신의 25세 남성으로 살인 혐의로 체포됐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트럭은 불가리아에서 출발해 토요일인 지난 19일 웨일스의 홀리헤드를 통해 영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 컨테이너 현장 주변을 통제하고 산업단지 출입을 금지한 상태다.

BBC는 2000년 58구의 중국인 시신이 도버의 트럭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면서 불법 이민자들이 밀입국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더타임스는 “만일 희생자들이 밀입국자들이라면 2000년 58명의 시신이 발견된 사건 이후 가장 큰 희생”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살인 혐의로 체포된 네덜란드인 운전사는 트럭 환기구를 막아 58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14년형을 선고받았다.

에식스 경찰의 앤드루 마리너 총경은 “많은 수의 사람들이 생명을 잃은 매우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규명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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