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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리브라, 마약범 돕는 일'...저커버그, 청문회서 난타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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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 당하기도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23일(현지시간) 미 의회에서 열린 가상화폐 '리브라' 사업 등에 관한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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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미국 하원의원들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23일(현지시간)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했다.

하원 의원들은 저커버그에게 맹공을 펼쳤다.

맥신 워터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은 청문회 시작을 알리면서 저커버그에게 "당신은 당신의 경쟁자들, 여성들, 그리고 유색인종, 심지어 우리의 민주주의까지도 기꺼이 짓밟을 것이다"라며 차별적 주택광고 실행, 소비자 정보보호 실패, 선거 간섭에 플랫폼 제공 등 지금까지 페이스북에 제기됐던 문제점들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워터스 위원장은 제3자의 사실확인 절차 없이 정치후보들의 광고를 싣겠다는 페이스북 정책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 페이스북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23일(현지시간) 워싱턴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잠시 물을 마시고 있다. 그의 등 뒤에 있는 화면에 '저크 벅'이란 글자와 함께 저커버그의 얼굴이 들어간 '가상' 달러화 그래픽이 비춰지고 있다. '저크'는 저커버그의 앞글자이고, '벅'은 달러화를 가르키는 표현이다. 저커버그는 이날 가상화폐 '리브라' 출시계획과 관련해 의원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을 당했다. 2019.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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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청문회의 주된 내용은 페이스북이 출시 준비 중인 암호화폐 '리브라'였다. 페이스북이 발표한 리브라 프로젝트는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새로운 글로벌 화폐로 기능함으로써 전세계인들에게 금융의 자유를 주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리브라를 이용한 송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20억명의 사용자를 거느린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업체가 직접 화폐를 발행해 사실상 중앙은행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리브라가 테러자금 조달에 쓰일 가능성이 작지 않고, 통화정책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의원들은 한목소리로 리브라의 역기능에 대해 지적했다.

결국 저커버그는 "금융 당국의 우려가 해소될 때까지 출시를 늦추겠다. 리브라의 목적은 통화가 아닌 글로벌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있다"며 출시하기 전에 미국의 모든 금융당국의 승인을 다 받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저커버그는 리브라가 금융서비스산업 혁신을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브라는 전자결제 비용을 낮추고 세계 금융시스템에 더욱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커버그의 답변을 들은 브래드 셔먼 민주당 의원은 "가난하고 은행이 없는 사람들은 페소가 필요하다. 지역 상점에서 무언가를 살 수 있는 달러가 필요하다. 페이스북은 이들을 돕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익명의 통화는 가난한 사람들보다 마약거래상들과 전통적인 금융시스템을 회피하려는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셔먼 의원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이곳에 와서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뒤에 숨어 자신이 그들을 진정으로 도우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당신은 마약거래상들과 세금탈루자들을 도우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의 그레고리 믹스 의원도 "페이스북은 은행을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기존의 인프라를 지원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저커버그의 해명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저커버그가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기 자신을 자본주의자라고 선언한 것을 언급하며 저커버그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하기도 했다.

배리 루더밀크 공화당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저커버그는 모두 성공한 사업가 이며, 두 사람 모두 자본가다"라며 "당신은 아주 잘 해냈지만, 공통점은 둘다 현재의 상황(status quo)에 도전한다는 것이다. 그(트럼프)는 이걸 '오물 청소를 한다(drain the swamp)'고 부른다. 당신은 이걸 혁신이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청문회는 6시간 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저커버그의 장황한 증언탓에 의원들이 가지고 있는 리브라에 대한 의문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지적했다. 패트릭 맥헨리 의원은 "의원들이 오늘 청문회를 통해 뭔가 새로운 걸 알게 됐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jae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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