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중 전회’ 통제 강화 방침에 반발 / 신화통신 “야만행위 철저 조사를” / 54명 부상… 경찰, 200여명 체포
2일(현지시간) 홍콩 반정부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완차이 소재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 홍콩사무실 건물 입구 앞에서 소방관들이 피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홍콩 AP=연합뉴스 |
홍콩 시위가 22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신화통신 홍콩 사무소가 공격받았다. 지난 6월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 사태 이후 처음이다. 신화통신 측은 “시위대의 야만 행위를 규탄한다”며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도심 완차이에 있는 신화통신 홍콩 사무실이 지난 2일 시위대 습격으로 건물 입구 유리문이 깨지는 등 훼손됐다. 시위대는 유리문을 부순 뒤 붉은색 잉크를 뿌리고, 로비에 불을 질렀다. 또 입구 벽에다 “중국 공산주의자들을 추방하라”고 적었다. 신화통신은 홍콩에서 중국 중앙정부 권위를 상징하는 곳 가운데 하나다. 이날 집회에는 오후 시민 수천 명이 참여했다. 시위대는 ‘복면 금지법’ 시행과 경찰의 집회 불허에도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 옷을 입은 채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미국과 영국 국기 등을 흔들고, 미국 상원에 홍콩 인권법안 통과를 촉구하거나 홍콩 독립을 요구하기도 했다.
SCMP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비교적 이른 시간대인 오후 4시부터 최루탄을 발사했다. 완차이 등에서는 물대포도 쐈다. 완차이에서 센트럴에 이르는 지역 등에서는 경찰과 시위대가 서로를 향해 최루탄과 화염병·벽돌을 던지는 등 충돌했다. 경찰은 센트럴 등 도심에서 동시다발로 벌어진 전날 시위와 관련해 불법 시위 등 혐의로 2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이날 새벽 발표했다. 54명은 부상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한 남성은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지난달 31일 제19기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 전회)에서 홍콩에 대한 중앙정부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이후 발생했다. 중앙정부의 홍콩 통제 강화 조치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SCMP는 홍콩 내 고위직 임명에 대한 중앙정부 관여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19기 4중전회 설명 기자회견. 연합뉴스 |
신화통신 측은 “폭도의 만행에 극도로 분개한다”며 “홍콩 경찰이 사건을 엄중히 조사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폭력과 혼란을 막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은 현재 홍콩에 가장 중요하고 긴박한 임무”라며 “홍콩 정부와 경찰이 법에 따라 폭력을 막는 것을 굳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도 사설에서 신화통신 공격을 거론하며 “홍콩 법치의 치욕으로 법에 따라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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