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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DLF 사태 계기 징벌적 배상제 도입” 목청에도…여야는 공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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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원 등 국회 토론회

“금융사 고의·과실 강력 제재로

재발 막는 예방 효과 기대” 주장

‘분쟁조정위 한계’ 목소리 지적

“금감원서 독립·중립성 강화 필요”

금융소비자보호법안은 표류중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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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명의 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안긴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금융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금융소비자보호법안을 논의 중인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이 제도의 도입 여부를 놓고 여야 간 입장 차가 큰 상태다.

백병성 소비자문제연구소 소장은 5일 국회에서 금융소비자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주최한 ‘파생결합펀드 사태로 본 설계·판매 과정의 소비자보호 문제 토론회’에서 현재 금융감독원 산하에 있는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소비자를 구제하는 데 한계를 보이는 만큼 예방적 조처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백 소장은 금융감독 업무는 업계와의 공조를 수반하고, 또 업계가 출연한 분담금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감독기관 산하에 있는 분쟁해결기관은 공정성과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감원이 소비자보호보다는 금융규제와 감독에 치우쳐 있으며, 분조위를 통한 보상액이 피해액에 견줘 매우 적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금융회사를) 사전에 통제하지만 자꾸 빠져나가는 틈들이 생기고, 세세한 규제도 별로 효과를 못 보고 있다”며, 금융회사의 고의·과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피해자의 단순 손해액을 뛰어넘는 막대한 불이익을 가해자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다. 그는 “위법행위에 대한 강력한 제재라는 ‘징벌적 측면’과 함께 재발을 막는 예방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의 조남희 원장은 “현재의 분쟁조정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더 피해자 관점에 가깝게, 광범위하게 조사하도록 분조위 운영 방식과 위원 구성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양 사태나 키코 분쟁 때 분쟁조정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했던 만큼 이들 사례를 전면 공개하는 등 신뢰회복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민섭 한국소비자원 책임연구원도 “분조위를 금감원에서 독립시키거나 중립성을 강화하는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 소비자보호 문제는 디엘에프 사태를 계기로 국회에서도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상태다. 지난달 24일 열린 정무위 법안소위에서는 금융 소비자보호 법안과 관련해 발의된 11개 법률안을 심의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은 물론 피해입증 책임을 소비자에게서 금융사로 전환하는 문제와 집단소송제 적용 등이 논란이 됐다. 여당의 김병욱·이학영·최운열 의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함께 고의·과실의 경우 입증책임을 금융사로 전환하는 조항을 넣을 것을 강하게 주장했다. 장병완 의원(무소속)도 이에 찬성했다. 그러나 김진태 의원(자유한국당)이 제동을 걸었다. 현재 정부안에는 입증책임 전환 조항은 포함돼 있으나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는 빠져 있다. 금융위 쪽은 법안에 포함돼 있는 징벌적 과징금, 위법계약해지권, 청약철회권, 판매제한명령 등의 조항으로 유사한 소비자 보호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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