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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세월호 잠수사와 청년 활동가는 왜 국회 로텐더홀에 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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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6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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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생명을 위해 차가운 바닷속에 뛰어들었고, 결국 트라우마로 눈물 흘려야 했던 저희 잠수사들의 현실을 봐달라.”

    세월호 참사 때 구조활동을 벌였던 잠수사 황병주씨의 말이다. 황씨는 6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세월호참사 피해지지원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호소했다. 사망한 세월호 잠수사의 이름을 따 ‘김관홍법’이라 불리는 이 법은 황씨나 김씨처럼 세월호 참사 때 구조활동에 나섰던 민간 잠수사도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대상에 포함시킨다는 내용이다. 민주당 박주민 2016년 대표발의했지만 아직 처리되지 못하고 국회 계류중이다. 지난해 법제사법위원회로 올라왔지만 한국당 윤상직 의원이 잠수사들의 사망이나 부상은 세월호 참사와 직접 관련이 없지 않느냐며 이의를 제기했고, 이후 별다른 논의 진척 없이 법사위에 묶여 있는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눈물을 흘렸던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도 이날 마이크를 잡았다. 엄 대표는 청년기본법의 연내 제정을 촉구했다. 그는 “청년기본법에 여야 이견이 없고, 곧 법안이 제정될 것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청년의제가 후순위로 밀리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봤다”고 말했다. 청년기본법은 20대 국회 시작 직후 발의됐다.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법안을 내놨다. 그러나 발의 2년 만인 지난해 5월에야 여야 단일안이 나왔다. 합의 과정에서 정작 중요한 내용은 다 빠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그 단일안조차 아직 상임위원회 법안소위 심사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엄 대표는 “국회가 열리지 않고, 법안이 논의 되지 않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청년기본법이 꼭 연내 제정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를 향한 시민들의 쓴소리는 이어졌다. 이동주 한국종소상인영압자총연합회 사무총장,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대표, 김경희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간사가 차례로 나섰다. 이동주 사무총장이 복합쇼핑몰의 출점을 규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처리를 요구했고, 이재광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40여건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말했다. 김경희 간사는 지난해 말 패스트트랙 2호법안으로 지정된 유치원3법의 연내 처리를 요구했다.

    황씨 등은 이날 열린 민주당 국회 개혁 현장최고위원회에 초대를 받아 로텐더홀에 섰다. 민주당의 국회 개혁 드라이브에 목소리를 보태 민생·개혁 법안 처리를 촉구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김관홍법 등 국회 계류 중인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를 재차 강조했다. 이해찬 대표는 “최악의 국회라고 불리는 20대 국회가 이제 불과 반 년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 국회법을 고쳐 근본적으로 국회를 개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1만6000건에 달하는 수많은 민생법안이 국회를 배회하고 있다. 20대 국회의 법안 처리 실적은 29%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관홍법과 청년기본법, 소상공인 지원기본법, 데이터3법 등을 거론하며 “하나 같이 민생을 위한 법안이고 정쟁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법안들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은 국회 개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당내 국회혁신특별위원회 차원에서 국회법 개정안을 잇따라 발의했다. 국회 의사일정을 자동적으로 진행하게 하고, 의사일정에 불성실한 의원은 제명 등 강력한 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민주당의 국회 개혁 드라이브는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에 대한 맞대응으로 볼 수 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고성 논란 이후 한국당은 청와대 참모 경질을 요구하며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날 현장최고위원회의에는 그런 한국당에 끌려다니지 않고 ‘일하는 국회’ 아젠다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통상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던 당 대표 회의실이 아니라 국회 로텐더홀을 회의 장소를 정한 것도 이같은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국회 혁신의 현장은 바로 이곳 본회의장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꿈과 열망이 이곳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하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때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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