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투자자들 관심 급증… 최근 2030 대세 캐릭터로 떠올라
뽀로로-아기상어-캐리언니 뒤이어… 상품-광고 등 활용 가능성 주목
“상업화 고려한 캐릭터 아니라 가치-인기전망 불분명”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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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대통령(직통령), 2030세대의 뽀로로….
최근 ‘펭수’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이 ‘펭수 관련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펭수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 판매와 광고 등이 본격화되면 관련 기업들의 매출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펭수는 EBS가 4월부터 EBS1 채널과 유튜브 ‘자이언트 펭TV’에서 선보인 펭귄 캐릭터다. 당초 초등학생 대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지만 펭수가 내놓은 돌직구 발언들이 직장인과 사회 초년생의 공감을 얻으면서 큰 인기를 얻게 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2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뽀로로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 수혜주 찾기가 벌어졌던 과정이 펭수와 관련해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펭수가 대중에게 폭넓게 알려지고 인기를 끌면서 펭수의 가치가 올라가고 각종 산업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튜브 구독자를 분석하는 인플루언서 등에 따르면 펭수가 등장하는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는 9월 말 10만 명을 넘어선 뒤 이달 12일 50만 명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의 이 같은 반응은 캐릭터가 가진 산업적 가치 때문이다. 유아용 캐릭터 뽀로로는 2003년 선보인 뒤 100여 개 국가에 수출돼 연간 150억 원 수준의 판권 수익을 올린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유아교육 콘텐츠 핑크퐁의 동요 ‘아기상어’가 미국 빌보드 차트에 진입하자 캐릭터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캐리언니’라는 유아용 콘텐츠를 보유한 캐리소프트도 캐릭터의 인기를 앞세워 최근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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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캐릭터의 소비층이 아동에서 성인으로 확장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의 경우 자사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가 모빌리티, 금융 등 다른 사업에 활용되면서 매출을 3조 원 이상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네이버가 만든 라인프렌즈 역시 다양한 상품과 이모티콘 등을 앞세워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시장의 매출액은 2005년 2조700억 원에서 2017년 11조9223억 원으로 늘었다. 특히 기업들은 인기 캐릭터를 활용하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어 ‘펭수’와 같은 인기 캐릭터에 눈독을 들이는 상황이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펭수 이모티콘이 카카오톡을 통해 판매된다는 소식에 카카오를 펭수 관련주로 분류하는가 하면 펭수를 광고모델로 쓰겠다는 의사를 밝힌 롯데제과, 동원F&B, 빙그레 등도 수혜 종목으로 거론하고 있다.
다만 이런 캐릭터 관련 수혜주를 무조건 신봉하며 투자하면 안 된다는 경고도 있다. 펭수의 경우도 아직은 관련주로 분류할 만한 종목이 딱히 없다는 분석이 많다. 캐릭터 저작권을 가진 EBS도 애초 상업화를 고려해 기획했던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대중에게 폭넓게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앞으로 얼마나 유지될지도 불분명하다면 그 가치를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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