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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정경심, 조국이 '가족 처신' 사과한 날에도 차명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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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장관 지명 후 거래내역 보니

검찰 첫 대규모 압수수색한 날·대학가 첫 촛불집회 날에도 거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씨는 2017년 7월부터 지난 9월까지 차명 계좌를 이용해 790회에 걸쳐 주식거래 등 금융 거래를 했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 되고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시기와 겹친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정씨는 조 전 장관이 장관으로 내정된 지난 8월 9일부터 재임 중이던 9월 30일까지도 총 23차례 차명 거래를 했다. 차명 거래, 고위 공직자와 배우자의 주식 투자는 모두 불법이다. 장관 아내가 했다고 보기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조선일보

'우리 장관님' 사진촬영 막는 조국 수호대 - 12일 오전 조국 전 법무장관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에서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그를 지지하는 이른바 '조국 수호대' 대원들이 차량 옆에서 커다란 천을 펼쳐들고 취재진이 조 전 장관의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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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별로 보면 더 그렇다. 지난 8월 22일 정씨는 세 차례에 걸쳐 주식 거래와 선물·옵션 투자를 했다. 차명 계좌로 주식 1000주를 팔고 50주를 샀고, 선물·옵션 투자를 했다. 이날 조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가족이 사회에서 받은 혜택이 컸던 만큼 가족 모두가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했다.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했다. 남편은 겉으로 사과하고, 아내는 뒤로 차명 투자를 한 셈이다.

하루 뒤인 8월 23일 정씨는 차명 계좌로 갖고 있던 주식 500주를 팔았다. 이 날은 대학가에서 조 전 장관의 딸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1차 촛불 집회를 연 날이다. 서울대에서는 500명, 고려대에서는 600명이 촛불 집회에 모여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한 해명과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그로부터 나흘 뒤인 8월 27일 검찰은 대규모 압수 수색을 하며 조 전 장관 일가(一家)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그날도 정씨는 주식을 150주 매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가 왜 이런 상황에서까지 차명 거래를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거래를 한 것으로 볼 때 무언가 해결해야 할 급박한 일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아내의 이런 거래를 몰랐다는 입장이다. 정씨 측 변호인단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과 만나 최근 수사 상황에 대한 조언을 했다"면서 "조 전 장관은 정씨의 투자를 전혀 몰랐다고 한다"고 전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조사가 임박한 조 전 장관이 미리 정씨와 자신의 혐의를 차단해 검찰 수사를 피해 나가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정씨 변호를 맡은 김칠준 변호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검찰이 기소한 (정씨의) 공소장에는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이 뒤섞여 있다"며 정씨 혐의를 부인했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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