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5년 7700억→5년 1조5억→3년 5100억… 유은혜, 일반고 전환 비용 '또 말바꾸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교육계 "예산 추계도 똑바로 못해… 자사고 폐지 졸속으로 밀어붙여"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에 들어갈 예산이 "3년간 5100억원"이라고 했다. 유 장관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2025년에 일괄 전환한다면 첫해에는 고1에 해당하는 예산 800억원이 들어가고, 이듬해엔 2학년까지 1700억원, 그다음 해엔 3학년까지 총 2600억원이 들어간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유 장관은 지난 7일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 발표 때는 5년간 총 7700억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다음 날인 지난 8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는 "5년간 1조5억원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교육부에서 "1조500억원이 맞는다"고 정정했다. 그러고 나서 3일 만에 예산 추정치가 또 바뀐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라며 "예산 추계도 똑바로 하지 못하고 자사고 등 폐지를 졸속으로 밀어붙였다는 증거"라는 말이 나온다.

교육부 장관 "예산 추계 별 의미 없다"

조선일보

교육부가 추산한 일반고 전환 비용은 자사고·외고·국제고 가운데 국공립 외고와 국제고를 제외한 총 59개 고교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현행 자사고·사립 외고 등은 교육청 예산 지원을 받지 않고 수업료 등을 받아 교원 인건비와 운영비 등으로 쓰는데, 일반고로 전환하면 이 비용을 재정결함보조금이라는 명목으로 예산으로 충당하게 된다. 유 장관은 지난 7일 발표한 7700억원에 대해서는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때 들어갈 5년간 비용을 국회 예산정책처가 추계한 것"이라며 "사실 아무 의미 없는 것"이라고 했다. 자사고만 추계한 이 액수를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 비용인 것처럼 발표하고는 "의미 없는 추계"라는 엉뚱한 말을 했다.

교육계 "매년 추가 예산 들어갈 것"

유은혜 장관은 일괄 전환 이후 "추가로 들어갈 예산은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예산을 정부 국고에서 편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대는 비용이므로 추가 예산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일반고로 전환하지 않으면 쓰지 않을 돈을 쓰는 것인데, 추가 예산 소요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주장을 펴는 것"이라며 "상황이 열악한 학교들 개선에 쓸 수 있는 돈을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돌려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는 "일반고로 전환시키지 않았으면 들어가지 않을 돈이 들어가게 되고, 인건비 인상 등을 감안하면 매년 들어갈 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곽수근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