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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1년만에 혁신학교 거부한 해누리·가락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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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반대로 지정신청 안해

서울시교육청, 올 13곳 늘렸지만 고등학교는 1년째 1곳도 안늘어

'혁신학교' 지정을 둘러싸고 서울시교육청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던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해누리초·중학교와 가락초등학교가 내년 혁신학교 지정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세 학교를 지난 3월 '예비(시범) 혁신학교'로 지정하고 여러 교육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예산도 1000만원 지원했지만 모두 혁신학교 지정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내년부터 모두 일반 학교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존 학교를 혁신학교로 전환하려면 학부모·교사 50%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교육계에서는 "조희연 서울교육감의 막무가내식 혁신학교 확대 정책이 철퇴를 맞은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은 헬리오시티 내 새로 생기는 학교 세 곳(해누리초·중학교, 가락초)을 모두 혁신학교로 직권 지정하려다 학부모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학부모들은 "학력 저하를 불러오는 혁신학교를 원치 않는다"고 했고, 이 과정에서 한 학부모가 조희연 교육감의 등을 때리기도 했다. 결국 서울교육청은 시범 단계인 '예비 혁신학교'로 운영한 후 1년 뒤 학부모들에게 혁신학교 신청 여부를 묻기로 했는데, 세 학교 모두 거부한 것이다.

한편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작년보다 13곳 늘어난 총 226개교를 내년부터 혁신학교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서울 시내 혁신학교는 초·중·고(1300곳)의 17%를 차지한다. 혁신학교엔 학교당 연 5000만원의 예산이 추가 지원된다. 서울교육청은 2022년까지 혁신학교를 전체 2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혁신학교 확산은 갈수록 둔화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에서 혁신학교는 1년째 한 곳도 늘어나지 않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607곳)의 27.8%(169곳), 중학교(386곳)의 11.1%(43곳)가 혁신학교지만, 고등학교는 서울 고교(320곳)의 4.4%(14곳)만 혁신학교다. 교육계에선 '혁신학교가 토론 수업만 강조하고 교과 수업을 등한시해 대학입시에 불리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선호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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