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방위비 분담금의 공정한 합의를 촉구하는 '한미 양국의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제11차 방위비 분담금의 공정한 합의 촉구 결의안'을 14일 발의했다. 민주당은 결의안에서 "미국이 이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인도·태평양 안보 전략에 기반을 둔 해외 주둔 미군 경비를 사업비로 요구하는 것은 기존의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취지에 맞지 않으며, 한·미동맹의 상호호혜 원칙을 훼손하는 요구"라고 했다. 결의안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정 의원이 대표발의했고,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를 포함해 민주당 의원 총 69명이 참여했다.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 대표는 지난 7일 방한해 국내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 기존 분담금의 5배에 달하는 5조8000억원대(약 50억달러)의 분담금을 한국에 요구한 근거를 설명하며 "호르무즈 해협, 믈라카 해협까지 한국을 위해 활동하는 미군도 있지 않으냐"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이 방위비 협상과 호르무즈 파병 요구 등을 연계해서 생각하고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발언이다. 이 같은 미국의 요구에 대해 민주당이 "해외 주둔 미군 경비를 사업비로 요구하는 것은 안 된다"고 반대한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결의안에서 "국회는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의 취지와 목적인 주한미군의 주둔 경비 부담이라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기를 요구한다"고 했다. 또 "미국이 요구하는 포괄적인 한미 방위비 분담 요구는 기존의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반드시 철회되어야 한다"는 내용도 결의안에 포함됐다.
민주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해 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미국의 무리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에 우려를 표한다"며 "미국이 자국의 이익만 따져 동맹국에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한미 동맹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 내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 의원들은 지난 7일 공동성명을 내고 "한미동맹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안이 국회에 제출될 경우 우리는 이를 반대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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