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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한-미 합참의장 지소미아 논의…“다국적 파트너십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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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 합참의장 ”지소미아 조금 논의” 먼저 제기한 듯

오늘 군사위원회 회의 예정보다 40분가량 길어져

공동보도 자료 “다국적 협력 강화 노력” 이례적 언급

에스퍼 국방장관 내일 안보협의회의 뒤 문대통령 예방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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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한국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과 방위비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두 나라의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참석하는 연례 안보협의가 14일 시작됐다. 지소미아 종료 시한이 23일 0시로 다가온데다 다음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한-미 협의가 분수령을 맞고 있다.

박한기 합참의장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이날 서울에서 제44차 군사위원회(MCM) 회의를 열어 한반도 안보 정세를 점검하고, 지난 8월 시행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의 기본운용능력(IOC) 검증 결과를 평가했다. 한-미는 공동 보도자료에서 “밀리 의장은 미국의 확장억제를 포함한 한반도 방위공약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을 재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미국 쪽에서는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밀리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회의를 마친 뒤 ‘한-미 동맹의 밤’ 행사가 열린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 도착해 ‘오늘 지소미아 관련 논의를 했는가’라는 질문에 “조금 논의했다”고 답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소미아 문제는 오늘 회의의 공식 의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밀리 의장이 공식 의제가 아니었음에도 지소미아 논의를 제기했다는 얘기다. 이날 회의가 예정된 시간보다 40여분 길어진 것도 이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가 공동 보도자료에서 “양국 의장은 회의에서 지역 안보와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다국적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국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도 미국의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다국적 파트너십’이란 한·일 및 한·미·일 안보협력을 의미하는 포괄적인 표현”이라고 말했다.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에서 다국적 파트너십이 언급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철수론이 불거지는 데 대해선 선을 그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군이 무력충돌 예방과 억지를 위해 동북아에서 수행하는 안정화 역할을 충분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한 밀리 의장의 지난 11일 발언을 소개했다. “보통의 미국인들은 주한·주일미군을 보면서 몇몇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 그들이 왜 거기에 필요한가?”로 시작하는 밀리 의장의 발언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하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든 게 아니냐는 오해를 낳자 해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5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지소미아 이슈가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에스퍼 장관은 한국행 비행기에서 ‘미국이 한국에 지금보다 5배 많은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나는 숫자를 말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우리는 배치된 군대의 방위비 분담에서 상당한 증액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선 “내 메시지는 매우 분명할 것이다. 지소미아는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 논쟁에서 지금 당장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은 북한과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청와대를 예방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밀리 의장과 에이브럼스 사령관도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앞두고 한-일 국방장관 회담도 추진되고 있다. 17~18일 타이 방콕에서 열리는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하는 정 장관은 회의 기간에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과 회담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회담이 성사되면 지소미아 종료 시한 전에 이뤄지는 마지막 한-일 국방장관 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강문 이완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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