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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상한제 피한 서울 재건축 더 뛸까 우려… "핀셋이 풍선 집어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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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도 그동안 소리 소문 없이 강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를 피한 효과까지 가격에 반영될 경우 시장을 자극할 또 하나의 뇌관이 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핀셋 지정’이 오히려 ‘풍선 효과’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실거래 신고된 동대문구 청량리동 미주아파트 전용면적 137.46㎡는 지난달 10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7월 거래된 최고가(9억원)보다 1억7500만원 오른 가격이다. 미주아파트 조합이 연내에 정비구역 지정 신청을 할 것이라고 알려지자 값이 뜀박질을 한 것이다.

조선일보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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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조합이 설립된 노원구 월계동 동신 전용면적 71.83㎡는 이달 1일 지난 7월보다 1500만원 오른 4억2000만원에 매매됐다.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있는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 전용면적 95.66㎡는 지난달 18억3000만원에 거래돼 한 달 만에 5500만원이 뛰었다.

작년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강동구 명일동 고덕현대 아파트도 가격이 올랐다. 전용면적 131.83㎡는 지난 9월 1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같은 달 전고점인 11억1000만원 보다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문제는 이들이 모두 분양가 상한제 대상에서 빠진 지역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이란 점이다. 시장에서 상한제 제외를 호재로 인식하며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는 것. 재건축 아파트 값이 오르면 기존 아파트 값이 따라 오르고, 인근 지역으로 번지면서 집값을 들썩이게 하는 경우가 많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규제를 피한 단지들만 호재가 돼 앞으로 더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주택시장에 수요는 많은데 일부 지역 공급을 누르다보니 부작용으로 규제가 없는 지역에 눈이 쏠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안전진단을 통과해도 분양시기까지 10년정도 걸리지만, 규제를 피했다는 것만으로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가 상한제를 전면 시행하면 공급이 줄어들 우려 때문에 핀셋 지정을 했지만, 부작용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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