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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쌀 소믈리에가 만든 비비고 죽…`죽=일상식`으로 개념 바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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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 15일 경기도 수원시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에서 비비고 죽 연구원이 죽 점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제공 = CJ제일제당]


출시 1년을 맞은 CJ제일제당 비비고 죽이 지난달 말까지 누적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며 죽시장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캔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비상식품'으로 인식되던 죽을 '파우치 포장에 담긴 일상식'으로 개념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

17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올 1~9월 비비고 죽의 시장 점유율은 33.4%로 1위 동원(44.3%)을 10.9%포인트 차로 쫓고 있다. 올 9월 점유율은 각각 35.7%, 42.8%로 격차는 더 좁혀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11월 시장 점유율에서는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라며 "내년에는 매출 1000억원대 메가 상품으로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이 나온 지 1년 만에 비비고 죽이 이처럼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기존 죽 개념을 바꾸고 고품질을 추구한 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작전'을 설계한 곳은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다. 지난 15일 이곳에서 '비비고 죽 R&D 토크' 행사를 진행한 정효영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식품개발센터 수석연구원은 "최근 간편식 트렌드와 소비자 기호를 면밀히 분석해 편의점에서 간단히 요기하거나 전문점에서 포장해가던 죽을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파우치 제품을 구매해 가정에서 전자레인지에 데워먹는 일상식 개념으로 콘셉트를 잡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신선한 쌀알이 살아 있는 식감과 적당한 죽의 점도(끈끈한 정도),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맛과 양, 풍성한 고명,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 등을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햇반과 가정간편식(HMR) 등 기존 상품에서 축적한 연구개발·제조 역량과 노하우가 총동원됐다. '달인'의 경지에 오른 밥 짓기 전문가, '쌀 소믈리에'로 인정받은 우수 연구원을 동원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CJ는 국내 식품 기업 중 유일하게 자가 도정 설비와 기술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햇반을 통해 축적한 쌀에 대한 노하우가 있다"며 "원료미 품종과 경도, 미강 두께, 도정 정도 등을 최적화해 죽에 가장 이상적인 점도와 식감을 살렸다"고 말했다.

저점도 살균법을 도입해 살균 시간을 기존 고점도 살균법보다 30%가량 줄이면서 식감과 맛을 살렸다. 기존 상품 죽의 또 다른 단점으로 지적돼 온 '부실한' 고명도 극복했다.

이 같은 연구개발 덕에 비비고 죽은 1년 만에 상품 죽시장 판도를 바꿨다.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수원 =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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