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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취재뒷담화] 현대카드 문화마케팅, 그 돈은 어디서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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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지수 기자 = 현대카드는 카드사 문화마케팅의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현대카드 마케팅의 대명사처럼 돼버린 슈퍼콘서트 외에도 최근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영화 상영, 강연과 문화공연을 결합한 다빈치모텔, 세계적 음반사 ECM의 역사를 담은 ‘Re:ECM’전 등 트렌드를 선도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빈치모텔이 젊은 층들 사이에 화제였는데요, 저녁 8시에 시작되는 공연을 보기 위해 새벽 5시 20분부터 줄을 선 관객이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강연에도 구름 관중이 모여 “최고경영자도 브랜딩을 잘 하면 락스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구나”하는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현대카드는 이번 다빈치모텔을 대성공으로 자평하고, 내년에는 더욱 규모를 키워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문화마케팅이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인지도 상승에 큰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어려운 업황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카드사 입장에선 비용이 만만치 않을텐데요.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근 3년 간 공중파에서 현대카드 광고 보신 적 있으세요”라고 반문합니다.

현대카드는 공중파 TV광고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3~4년 전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습니다. 과거 공중파 9시 뉴스 시청률이 20~30%를 웃돌던 시절에는 TV광고의 효과가 컸지만, 이젠 공중파 콘텐츠조차 스마트폰으로 보는 시대가 되면서 TV 광고 효과는 크게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 됐습니다.

현대카드가 이처럼 파격적인 문화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배경에는 ‘오너가 경영체제’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타사는 최고경영자가 전문경영인인 까닭에 당장 가시적인 수치로 성과를 설명할 수 없는 문화마케팅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기가 어렵습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카드와 같은 마케팅은 우리가 따라할 수도 없고 따라해서도 안된다”고 평가합니다.

반면 오너 경영자인 정 부회장은 상대적으로 이같은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만일 마케팅 비용으로 10억원을 집행했다고 가정하면 전문경영인은 이를 무슨 목적으로 진행했고, 매출 증가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 수치로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문화마케팅은 단편적인 수치로 파악할 수 없는 효과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비가시적 효과까지 계산에 넣고 뚝심있게 밀고 나갈 수 있는 것은 ‘오너 기업의 힘’이라는 설명입니다.

일각에선 현대카드의 문화마케팅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전략이 얼마나 지속가능할 수 있냐는 것인데요. 안정적인 오너가 경영을 기반으로 한 현대카드의 독보적 문화마케팅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을까요? 아니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에 불과할까요? 향후 현대카드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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