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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게임은 질병?]"가족과 즐기는 여가"…산업 키우고 중독 없애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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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란드 주요 여가활동 중 하나로 인식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적은 편

    규제보다 연구·교육으로 중독문제 풀려 접근

    한국에서도 이같은 문화 조금씩 전파

    이데일리

    핀란드 헬싱키 중앙역에 위치한 게임 관련 상점(사진=함정선 기자)




    [헬싱키(핀란드)=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핀란드 회사원들의 퇴근 시간은 이르면 4시 반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추구하는 `저녁이 있는 삶`이 핀란드에서는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핀란드에서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많고 게임은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즐기는 수많은 여가 활동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핀란드는 지금의 50~60대조차도 가족과 함께 게임을 즐기며 자라났고 이 때문에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 게임을 둔 갈등도 적다. 핀란드에서 만난 미이카 바로(39)씨는 “퇴근 후에는 아이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콘솔 게임 등을 함께 즐긴다”며 “나도 부모님과 함께 게임을 즐겼고 무조건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생각은 없으며 핀란드 부모들 대부분이 나처럼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을 가족이 함께 즐기는 여가활동 중 하나로 인식하다 보니 게임이나 게임 회사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견해도 크지 않다. 오히려 게임을 만들고 즐기는 것을 가치 있는 활동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게임사에서 일을 시작해 EA와 로비오 등을 거쳐 현재 핀란드 게임사인 두드림스에서 근무하는 이민우 부사장은 핀란드에 게임 인재들이 모이는 이유로 이 같은 가치관을 꼽았다. 이 부사장은 “핀란드에서는 게임을 영화나 음악과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핀란드에 게임 개발자들이 몰리는 이유는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라 게임을 만드는 일의 가치를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핀란드에서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우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접근 방식이 한국 또는 다른 국가와는 다르다. 게임이 다른 여가활동보다 특히 중독성이 강하다고 보고 규제하는 일은 없다. 영화나 드라마, 스포츠 등 모든 문화·활동이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보며 게임에도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핀란드에서는 게임 중독을 규제로 푸는 대신 교육과 연구로 풀어나가려고 한다. 미디어에서도 특별히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일도 없다. 비즈니스 핀란드의 카리 코헤넨 시니어 어드바이저는 “핀란드에서는 게임을 여가뿐 아니라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게임에 빠져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사회로 이끌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 게임을 규제하는 것보다 나은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에서도 30~40대 젊은 부모들을 중심으로 핀란드처럼 게임을 가족이 함께 즐기는 여가활동으로 인식하는 움직임이 생겨나고 있다. 핀란드의 유명 게임사 슈퍼셀이 만든 `브롤스타즈`가 이같은 문화를 이끄는 중심에 서고 있다.

    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직후 부산에서 열린 게임쇼 지스타에는 슈퍼셀의 부스에 초등학생 또는 유치원생 자녀의 손을 잡고 방문하는 젊은 부모들의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성인과 중고등학생이 주를 이뤘던 지난 지스타와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스타에서 만난 유진영(36) 씨는 “외국에서는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아이들도 게임에 중독되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아이와 함께 게임을 즐기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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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열린 게임쇼 지스타에는 초등학생 또는 유치원생의 손을 잡고 게임사 슈퍼셀의 부스를 방문하는 젊은 부모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사진=함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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