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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만에 종료… 동맹이 무색해진 韓美, 방위비협상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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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3차 분담금 협상 당초 예정 7시간보다 단축… 미국 측이 먼저 협상장 떠나
드하트 美대표 기자회견 "한국측 제안, 우리 요청에 호응 못해… 새 제안 희망"

조선일보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19일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미국대사관 아메리칸 센터에서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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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는 19일 "한국 (협상)팀이 제기한 제안들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이라는 우리의 요청에 호응하지 않는 안(案)"이라면서 "양측이 협력할 수 있는 새 제안을 (한국이) 내놓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서울에서 이틀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벌인 드하트 대표는 이날 남영동 아메리칸센터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한국 측에 재고의 시간을 주기 위해 회담을 중단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드하트 대표는 이어 "위대한 동맹의 정신으로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를 강조하면서 "우리는 한국 측이 상호 신뢰와 파트너십을 기초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을 때 협상을 재개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한·미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협상 3차 회의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양측의 의견이 강하게 충돌하면서 회의가 예상보다 일찍 끝났다. 당초 7시간 회의를 하려했으나 실제로는 1시간 30분가량 만에 종료된 것이다. 한국 측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표는 회담 조기 종료에 대해 "우선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했던 것은 미측이 먼저 이석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국은 새로운 항목 신설 등을 통해 방위비분담금을 대폭 증액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한국이 부담할 내년도 분담금으로 올해 분담금(1조389억 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에 육박하는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에 출연해 지난 7일 미 대사관저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만난 사실을 소개하며 "해리스 대사가 관저로 불러 방위비 분담금 50억 달러를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인사 나누는 자리로 알고 가볍게 갔는데 서론도 없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를 내라고 여러 번, 제 느낌에 20번가량 했다"며 "제가 해당 액수는 무리라고 말하면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얘기도 꺼냈지만, (해리스 대사가) 또다시 방위비 분담금 화제로 넘어갔다"고 했다. 그는 "수십년간 많은 대사를 뵙긴 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도 했다. 다만 '기분이 나빴냐'는 질문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지난 28년간 한·미가 합의해 온 SMA 틀 내에서 상호 수용가능한 범위내에서 분담금이 결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측은 어떠한 경우에도 이번 방위비분담금협상이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기여하는 합리적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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