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킨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일단 환영하는 목소리가 주류를 이뤘다. 다만 지소미아 종료 효력 정지가 이뤄진 배경에 대해서는 입장이 엇갈렸다. 여당은 정부의 원칙 있는 외교의 승리라고 평가한 반면 야당은 지소미아 연장과 한미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던 국민의 목소리가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의 지소미아 관련 발표 직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일본의 전향적 태도 변화를 수용한 정부의 결단을 환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펼친 국익을 위한 원칙 있는 외교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정부의 조치는 안보 불안을 해소하고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일본은 수출규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성실하게 임해 양국 간 신뢰 위기를 초래한 부당한 조치를 철회하고,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의원은 "정부가 힘든 결정을 한 것 같다"며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김명연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안보과 국민 안전을 파국에 몰아넣을 뻔했던 지소미아 파기가 철회돼 다행"이라며 "국가 안보를 걱정해온 국민의 승리"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한 국면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한고비를 넘겨 천만다행이다. 아주 잘된 일"이라면서 "그러나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의원은 "공은 일본에 넘어갔다"며 "우리가 통 크게 연장을 했으니, 일본은 옹고집을 부리지 말고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원인이 됐던 '화이트리스트' 문제에 하루빨리 답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최악의 파국만큼은 피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대화 재개에 양국이 합의해 대화를 통한 한일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것도 평가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상진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경제 상황을 고려한 정부의 고충은 이해되나 정부 정책의 신뢰성과 일관성이 훼손된 점은 심히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손일선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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