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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게임은 질병?]`행복지수 1위國` 덴마크에 게임 중독이 드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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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펜하겐 IT 대학 게임학과 연구팀 인터뷰

    현실 불만 클수록 게임 속으로 도망쳐

    "게임 규제 아닌 '현실 자존감 회복' 고민해야"

    이데일리

    12일 이데일리가 만난 루네 크리스티안(Rune Kristian Lundedal Nielsen·왼쪽), 에스펜 아레(Espen Aarseth) 코펜하겐 IT대 교수. (사진=황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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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히면서도 게임 중독자가 현저히 적은 나라다. 현지 전문가들은 높은 삶 만족도를 가지는 덴마크인들은 굳이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다시 말해 게임 중독을 줄이기 위해선 단순한 제재가 아니라 국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일 방법을 연구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왜 게임 중독이 발생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현실 불행→게임 몰두”…덴마크, 게임중독율 유럽 내 최하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힌다. UN이 올해 발표한 세계행복보고서에서 핀란드에 이어 행복한 나라 2위를 기록했다. 앞서 해당 보고서가 창간된 2012년과 이후 2013년, 2015년에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 행복지수 순위는 올해 54위에 올랐다. 또 덴마크는 게임 중독이 다른 유럽 국가보다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코펜하겐 IT 대학의 게임 연구팀에 따르면 다른 유럽국가의 인구대비 게임 중독자 비율은 1.5%내외로 추산되는 반면 덴마크의 게임 중독자 비율은 1% 미만으로 계산된다.

    덴마크의 게임 전문가들은 덴마크의 높은 행복 지수와 낮은 게임 중독자 비율이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분석한다. 게임 중독은 현실에서의 스트레스와 낮은 자존감을 채우려다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덴마크인들은 스트레스가 적어 게임에 몰두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현지에서 만난 루네 크리스티안(Rune Kristian Lundedal Nielsen), 에스펜 아레(Espen Aarseth) 코펜하겐 IT대 교수는 “게임 중독은 현실에서의 자존감 결핍, 불안한 심리 등으로 나타나게 되는 모습”이라며 “게임을 규제하는 것이 아닌 근본적인 사회 시스템을 들여다봐야 게임 중독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 교수는 해당 대학교의 컴퓨터 게임 연구 센터 소속으로, 게임 중독 관련 연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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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펜하겐 IT 대학 내부 모습. 해당 대학은 컴퓨터 게임 연구 센터를 설립해, 게임 중독 연구 및 게임 관련 데이터 분석을 선도하고 있다. (사진=황현규 기자)




    ◇아시아 게임 중독 높은 이유?…현실 자존감 채워야

    이들은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두하는 원인으로 소속감 상실과 자존감 상실을 꼽는다. 교우·가족 관계가 좋지 않은 학생일 수록 게임 속 인물에 몰입해 부족한 소속감을 채울 여지가 크다는 것. 또 현실 세계의 경쟁에서 낙오될 수록 게임 내 랭킹에 집착하게 되고, 과몰입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스펜 교수는 “특히 학교에서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클 수록 그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게임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며 “게임을 할수록 내가 잘 해낼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쟁이 심한 아시아 지역 국가에서 게임 중독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게임 중독 해결을 위해선 학교·직장의 경쟁시스템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행복한 학교와 사회 생활을 담보하지 않은 채 단순히 게임만 제재하는 것은 오히려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나아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취미 문화도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루네 교수는 “제재 정책은 편법을 늘 수반한다”며 “나이 제한·시간 제한 등을 한다 해도 스트레스를 풀 데 없으면 어떤 방법으로든 게임 과몰입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문화 활동과 외부 활동 등을 교육해 게임 뿐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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