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1 (토)

내년 서울 고교 3~4곳, '공유캠퍼스' 시범 운영… "2025년 전면도입 고교학점제 징검다리 만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내년 서울 고교 3~4곳, '공유캠퍼스' 시범 운영… "2025년 전면도입 고교학점제 징검다리 만든다"

서울시교육청 '공유캠퍼스 운영 기본계획' 추진

교육부, 수능 확대 방침과 엇박자 우려도

메트로신문사

공유캠퍼스를 통한 서울형 고교학점제 재구조화 개념도 /서울시교육청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이 2025년 전면도입되는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 내년 서울 고교 3~4곳을 공유캠퍼스로 시범 운영하고 2024년까지 모든 자치구에 1곳 이상 운영키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일 "모든 일반고 학생의 실질적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고, 단위학교별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학교 간 연대와 인적·물적 자원 공유를 통한 동반 성장으로 학교의 교육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공유캠퍼스 운영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유캠퍼스는 권역 내 이웃 학교를 각기 다른 교과의 교과특성화학교로 지정·운영해, 인근 학교의 학생들이 본교에 개설되지 않은 과목 중 자신이 원하는 과목이 개설된 학교에서 정규교육과정 수업을 수강토록 함으로써 학생 개인별 맞춤형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금까지도 단위학교 내 개방형 선택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과목 희망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은 있었으나 편성 및 운영상 단위학교의 인적·물적 한계가 있었다. 또 학교 간 협력교육과정은 주로 방과후나 주말을 이용해 운영되는 등 전체 일반고에 확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와 달라 공유캠퍼스는 단위학교별 학생 희망 과목을 모두 개설해야 하는 피로도를 줄이고, 정규수업시간에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은 공유캠퍼스 확대를 위해 다양한 행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공유캠퍼스를 운영하면 기존에 일반학교에 지원되던 일반고 전성시대 운영비와 소인수과목 강사비 외에 교과특성화학교 운영비, 학교 간 협력교육과정 운영비, 공유캠퍼스 운영비 등을 추가해 학교당 평균 1억7000만 원을 지원한다. 또 전입요청 대상 인원을 추가하거나 교과특성화 관련 전공교사 배치 시 학교 요구를 적극 반영하고 각종 시설 개선 사업에 공유캠퍼스 운영교를 우선 추천하기로 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공유캠퍼스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학교가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학교 간 교육과정 연계 강화를 통해 교육과정의 수평적 다양화와 모두를 위한 수월성 교육(Excellence for all)을 보편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웃 학교 간 자율협의체 단위로 공모해 2020년 3~4개 캠퍼스를 시범 운영하고 2024년까지 25개 자치구별 1곳 이상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공모와 심사를 거쳐 오는 13일까지 운영 권역을 지정할 계획이며, 내년 3월에는 실제 운영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공개할 예정이다.

공유캠퍼스 도입은 2025학년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의 안착을 위한 것이지만, 최근 교육부의 정시모집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형 확대 방향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앞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서울 소재 16개 대학의 수능전형 비율을 40% 이상으로 권고하기로 했다. 수시모집 이월인원까지 감안하면 20% 수준으로 떨어졌던 수능전형 비율이 절반 수준으로 확대되 사실상 대입 주요 전형으로 자리잡게 된다.

수능이 대입 주력 전형이 되면, 수능에 특화한 수능 사교육 확대가 예상된다는게 교육계의 일반적인 예상이다. 학교 수업 또한 수능 시험에 유리한 과목으로 재편되고 학생들도 고교학점제에 따라 듣고 싶은 교과목을 수강하기보다는 자신의 수능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교육계 관계자는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수능 전형이 대세 전형으로 확대될 경우 학생들이 수강을 원하는 과목을 듣기보다 대입을 위해 도움이 되는 과목 수강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고교 교육과 대입의 방향이 서로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커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용수 기자 hys@metroseoul.co.kr

ⓒ 메트로신문(http://www.metroseoul.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문의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