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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백원우, 檢 수사관 빈소 조문 ‘눈물바다’…윤석열, 일정 취소 ‘비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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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조원 민정수석도 빈소 찾아…“유족이 유품 돌려달라 부탁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오찬·만찬 전부 취소…김오수 장관 대행도 조문

    세계일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자신의 밑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의 빈소를 찾았다.

    3일 오전 10시 37분쯤 A 수사관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한 백 전 비서관의 표정은 무거워 보였다. 그는 취재진을 피해 빠른 걸음으로 유족에게 다가갔다.

    빈소를 지키던 고인의 유족은 백 전 비서관을 끌어안고는 큰 소리로 통곡하며 눈물을 쏟았다.

    유족을 위로하는 백 전 비서관 역시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약 15분 동안 조문을 마친 백 전 비서관은 10시 52분쯤 준비된 차를 타고 빈소를 떠났다. “김기현 전 부산시장 관련 사건의 첩보 보고서 작성을 지시한 적이 있는가”, “울산 수사 상황을 챙기기 위해 특감반원을 보낸 적이 있는가”, “고인과 검찰 수사 관련해 최근 통화한 적이 있는가”, “유족들에게 할 말이 있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다답을 하지 않았다.

    사망한 A 수사관은 과거 청와대 파견 근무 당시 백 전 비서관의 휘하에서 특감반원으로 일했다. 김 전 시장 주변의 비리 첩보가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을 거쳐 경찰로 넘어갔을 때도 A 수사관은 백 전 비서관과 근무를 함께 했다.

    A 수사관은 청와대에서 같이 근무하던 경찰대 출신 B 총경과 더불어 지난해 1월 울산을 다녀왔다. 당시 A 수사관 등이 김 전 시장 주변 비리 수사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울산경찰청을 방문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야권에서는 백 전 비서관이 당시 A 수사관과 B 총경을 ‘별동대’ 성격의 팀으로 운영하며 통상적 업무 범위를 벗어난 감찰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는 검경 간 논란이 있던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현장 의견 청취를 위해 A 수사관 등이 내려간 것으로, 통상적 업무 범위를 벗어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김조원 청와대 민정수석도 오전 10시 36분께 A 수사관의 빈소를 찾아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이광철 민정비서관, 김영식 법무비서관과 함께 조문을 마친 김 수석은 “(A 수사관은) 대단히 성실하게 본인의 의무를 수행한 공무원이었다”며 “그분의 명예와 공무원으로서의 훌륭했던 점을 기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이 남긴 유품을 빨리 돌려받았으면 좋겠다는 유족들의 부탁을 받았다”며 “청와대가 고인에게 (검찰 수사와 관련해) 압박을 가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광철 비서관은 “고인이 어떤 이유에서 이러한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며 “고인의 명예가 회복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출신 검찰수사관 A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이번 주 예정된 행사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윤 총장은 전날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 출신 검찰 수사관 빈소를 다녀온 뒤 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검찰에 따르면 윤 총장은 이번 주 열릴 것으로 예정됐던 외부 위원회 및 사무관 등과의 오찬·만찬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앞서 청와대 특감반원 출신 서울동부지검 소속 수사관 A씨는 일명 ‘백원우 감찰팀’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기현 전 울산시장 첩보 전달 의혹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에서 참고인 신분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현장에는 A씨가 자필로 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도 함께 발견됐다. 메모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면목 없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전날 대검 간부 10여명과 함께 A씨 빈소에 찾아 2시간30분가량 조문했다.

    윤 총장이 A씨 소식을 접한 이후 이번 주 예정된 행사 자리에서 수사관 등을 격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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