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철수 카드 내밀며 인상압박
미군 한국 주둔에 韓 더 많은 돈 내라
'돈 논리'에 주한미군 카드도 옵션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윈필드 하우스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나토는 창립 70주년을 맞아 이날부터 런던에서 이틀간 회원국 정상회의를 개최 중이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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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도 옵션이 될 수 있다"며 또 다시 방위비분담금 대폭 증액을 압박했다. 미군을 한국에 둘 수도 뺄 수도 있으니 안보를 위해 주한미군을 유지를 원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방위비를 더 많이 분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히며 "미군이 (한국에) 주둔할 경우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의 분담 수준이 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수십 억 달러를 내 미국이 추가 병력을 보내고 있다"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도 분담 증액을 촉구했고, 현재 5개 나라와 분담 협상을 하고 있는데 이들 나라는 모두 '부자 나라'라고 말했다.
한국의 방위와 안보에서 주한미군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상황에서 미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가 방위비 협상을 위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은 현재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4차 회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 방위의 핵심적 무력으로 기능하고 있고, 한반도 내 전쟁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 역시 주한미군을 아시아 지역 패권 유지의 수단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주한미군을 유지하는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부유한 나라인 한국이 더 많은 분담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발언을 지속해왔다. 한 술 더 떠서 돈 논리에 미군 주둔이 옵션이 될 수 있다는 이번 발언은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정은보 방위비 협상 대표를 비롯한 정부 대표단은 미국 워싱턴에서 제임스 드하트 미측 대표가 이끄는 대표단과 내년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 수준을 논의하고 있다. 미국은 현행 분담의 6배에 달하는 50억 달러(약 6조원)을 요구했고, 정부는 공정한 분담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달 서울에서 열린 3차 회의 당시 한·미 협상단은 논의를 지속했지만 결국 파행을 맞았다. 더 많은 분담금을 요구하는 미국과 한·미 동맹의 틀 속에서 공평하고 공정한 수준의 분담만을 수용할 수 있다는 우리 협상 대표단의 입장차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방위비분담 관련 한·미 간 회의는 보통 한 달에 한 번 열리기 때문에 이번 4차 회의는 사실상 올해 마지막 협상이다. 협정의 공백을 막기 위해 한·미 모두 연내 타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미국의 거센 인상 압박으로 타결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방위비 #분담금 #트럼프 #주한미군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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