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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감사원, 7년간 상암롯데몰 뭉갠 서울시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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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개발 사업이 7년째 표류하고 있는 상암DMC 롯데쇼핑몰(상암 롯데몰) 용지.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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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17곳 중 1곳이 반대해 복합 쇼핑몰 인허가를 지연하는 서울시 행정은 부당하다.'

상암DMC 롯데쇼핑몰(상암 롯데몰) 개발사업이 7년째 표류하고 있는 건 서울시가 건축허가 심의를 부당하게 지연시켰기 때문이라는 감사원의 지적이 나왔다. 서울시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심의를 보류해 롯데의 재산권과 소비자 권리가 침해됐다는 것이다. 5일 감사원은 '지방자치단체 주요 정책·사업 등 추진상황 특별점검'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서울시는 2013년 상암택지개발지구 내 3개 필지(2만644㎡)를 1972억원을 받고 롯데에 팔았다. 이후 롯데는 대형마트·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입점시키지 않기로 마포구와 합의하고 2015년 6월 서울시에 관련 내용을 담은 세부개발계획안에 대한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시는 같은 해 7월 상생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인근 전통시장과 상생 합의를 추진하도록 요구했다. 결국 롯데가 상생TF 의견을 수용해 판매시설 비율을 축소하자 인근 전통시장 17곳 중 16곳도 입점을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시는 전통시장 1곳이 반대해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세부개발계획안 심의를 보류했다.

이후 롯데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법원이 조정을 권고하자 서울시는 올 상반기에 결정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약속을 깨고 나머지 시장 1곳과도 합의해야 한다고 지시하며 결정을 또다시 보류했다. 이 결과 롯데의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고 인근 주민의 소비자 권리가 침해됐다는 게 감사원 측 입장이다. 감사원은 "박 시장에게 법적 근거 없이 심의를 장기간 보류하는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하지 않도록 주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반대의 명분이 약한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서울시는 '소상공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 아래 상암 롯데몰 개발을 무기한 지연시켰다. 더 큰 문제는 서울시의 문제의식이다. 이날 감사원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수홍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지연됐다는 표현은 맞지 않고 지금까지 반대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신중히 진행했다'고 봐야 한다"고 해명했다. 2013년 4월 롯데가 1972억원을 들여 DMC역 인근 필지를 매입하고 7년이 넘게 인허가가 나지 않는 상황이 '지연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다만 감사원 지적도 나왔고 롯데쇼핑도 개발 의지가 커서 상암 롯데몰 개발사업은 조만간 진척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기덕(마포4)·조상호(서대문4) 서울시의회 의원과 면담하며 기류가 바뀌었다. '상생'과 '인허가'를 병행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달 20일께 롯데 측이 2개 용지 개발안과 관련된 세부개발계획서를 관할구청(마포구청)에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경우 향후 도시건축공동위원회(내년 4월 예정) 건축 및 교통심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 6월께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현준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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