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서 보수당 과반 확보 '압승'
보리스 존슨(사진)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12·12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내년 1월31일 시한 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겠다는 존슨 총리의 구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언론들에 따르면 하원 전체 650석 가운데 649석의 향방이 가려진 13일 오전 11시(현지시간) 현재 보수당은 2017년 총선 때보다 47석 늘어난 364석을 확보했다. 일간 가디언은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인 1987년 총선(376석) 이후 보수당의 최대 승리”라고 전했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닌 ‘전당대회로 뽑힌 총리’라는 꼬리표를 달고 지난 7월 취임한 후 야권과 당내 반란군에 의해 의회에서 연전연패하며 궁지에 몰렸던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완수’를 명분으로 내걸고 조기총선 승부수를 띄운 끝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존슨 총리는 런던 연설에서 “이 나라를 위한 새로운 새벽이 밝았다”며 “국민의 명령과 다수 의석을 통해 우리는 마침내 (브렉시트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선거는 브렉시트 완수가 반박할 수 없고, 거부할 수 없으며, 이론의 여지가 없는 국민의 뜻임을 의미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1야당 노동당은 20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지난 총선 때보다 59석 감소한 참패다. 브렉시트 찬성도 반대도 아닌 모호한 태도로 일관해 노동당에 84년 만의 최악 성적표를 안긴 제러미 코빈 대표는 “다음 선거에선 당을 이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사퇴 시기는 총선 평가 이후로 미뤘다.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48석으로 제3당 지위를 굳혔고, 자유민주당(11석)과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8석)이 뒤를 이었다. 신페인당(7석) 등 기타 정당은 15석을 차지했다.
존슨 정부는 공언해온 대로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크리스마스 이전에 하원 표결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안은 당내 강경파의 반발, 연정 파트너였던 DUP의 반대 등으로 지난 1월 이후 네 차례 의회 문턱에서 가로막혔으나, 이번에는 보수당이 안정적 과반을 확보한 만큼 통과가 확실시된다.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결별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이날 선거로 거의 사라진 셈이다. 존슨 총리는 내년 1월 말 EU 탈퇴를 단행한 뒤 내년 말까지로 예정된 브렉시트 이행 기간 동안 EU와의 무역협정을 비롯한 ‘미래관계 정치선언’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U도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이번 총선 결과를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스코틀랜드 지역구 59석 중 48석을 쓸어담은 SNP의 니컬라 스터전 대표는 “스코틀랜드가 유럽을 이탈해서는 안 된다는 갈망이 명백히 존재한다”며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촉구하고 나서 중앙정부와 적잖은 마찰이 예상된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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