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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경북서만 최근 4년 500명 사상 '블랙아이스'...안전 운전이 해법? 시스템으로는 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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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도로 위에 쌓인 눈에 매연이나 먼지가 붙어 검게 얼어붙은 얼음인 블랙아이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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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스는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면서 녹았던 눈이나 비가 얇은 빙판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투명한 얼음 아래 아스팔트 등 도로가 그대로 보여 '블랙' 아이스라고 부른다. 차량은 물론 보행자나 자전거 이용자도 사고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전문가들은 대책으로 안전 운전을 당부하지만 운전자가 맨눈으로도 사전에 알아볼 수 없는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나 제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블랙 아이스 현상이 발생할 경우 일반도로보다 14배, 눈길보다도 6배가량 더 미끄럽다. 겨울철 대형사고의 주범으로 꼽힌다.

14일 새벽 경북 군위군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차량 연쇄 추돌로 7명이 숨지는 등 39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충북에서도 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가 이날 오전에만 22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경찰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최근 4년간 경북 지역에서만 블랙아이스 관련 사고로 500명이 사상했다. 결빙사고 신고 접수 현황을 보면 2016년 89건, 2017년 55건, 2018년 102건으로 지난 한해에만 3명이 숨지고 181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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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4시 40분쯤 경북 군위군 소보면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사고 수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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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이스로 인한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정리하면 이렇다. △차량 통행량이 적고 블랙아이스가 발생하기 쉬운 지방 국도나 골목길, 터널, 지하도 등에서는 평소보다 서행 운행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할 것 △차량이 얼음 위를 지난다고 생각되면 브레이크 사용을 자제하고 최대한 직진 운행할 것 △윈터타이어 등 월동장비를 구비하고 타이어 상태를 꼼꼼히 점검할 것 △운행 전 도로 상태와 기상 상황을 충분히 숙지할 것 등이다.

하지만 운전자에 당부하는 것만으로는 겨울철마다 발생하는 블랙아이스 사고 대처로는 미흡하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직장인 오모(38)씨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을 운전자가 조심해서 피해보라는 충고들은 전혀 와닿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나모(37)씨는 "블랙아이스 사고 장면 영상들을 보면 재난 영화 그 자체"라면서 "재난을 사람더러 알아서 피하라고 하는 게 맞느냐"고 했다.

이와 관련 온라인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한 네티즌은 "도로공사도 겨울철 비가 내리고 나면 블랙아이스가 발생할 걸 알텐데, 즉각 제거 작업과 함께 알림판 등으로 감속 운전 필요성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블랙아이스 상습 구간에 열선을 까는 등 예산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상청도 겨울철 일기예보 때 블랙아이스 경고 예보를 발령하면 좋겠다", "상습 사고구간에 대해서는 관계당국의 방지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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