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산 무기구매, 간접비용 부담 등 기여 강조
호르무즈, 기지 정화 비용 등 한미동맹 기여도 간접 변수
미국이 원안에서 조금 물러선다는 관측도 있지만
양쪽 입장 차 여전히 커…31일 협정 만료 뒤 협상 계속
내년부터 적용될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5차 회의가 17·18일 서울에서 열린다. 오는 31일 10차 협정 유효기간 만료를 앞두고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협상이다. 미국의 무리한 증액 요구로 입장 차가 큰 상황이라 내년 초에도 협정 공백 상태에서 협상을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5차 회의를 시작하기 앞서 16일 서울에서 만찬 회동을 한다. 두 대표는 지난 3∼4일 미국 워싱턴에서 4차 회의를 한 지 2주 만에 다시 마주 앉는다.
이번 협상에서 한미는 각자 동맹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 사항을 강조하며 팽팽히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미국산 무기를 대규모로 지속해서 사고 있는 점과 미군에 대규모로 토지와 건물을 제공하고 세금 혜택을 주는 등의 직간접 비용 부담 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미국산 무기를 많이 사는 국가로, 지난 10년간 미국의 대한 무기 수출액 규모는 67억3100만달러(7조6천여억원)에 이른다. 2015년 정부가 주한미군에 제공한 방위비 분담금 이외의 직간접 비용은 5조4천억원에 이른다.
이밖에 주한미군과 별도로 한국이 한미동맹에 기여하는 부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최근 한-미 간 협의 끝에 1100억원 규모의 정화 비용을 일단 한국이 부담한 뒤 추후 분담액을 미국과 협의하는 조건으로 미군기지 네 곳을 즉각 돌려받기로 했는데, 이 역시 협상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지난주 청와대가 NSC를 열어 ‘호르무즈 파병 검토’를 밝힌 것도 방위비와 직접적 관련은 없지만,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동맹에 대한 한국의 기여를 강조하는 차원으로 해석될 수 있다.
9월부터 네 차례 분담금 협상이 이뤄졌지만 한미의 입장 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주한미군 순환배치와 한-미 연합훈련 비용을 비롯한 ‘새로운 항목’을 더해 한국이 약 50억달러(6조원)로 분담금을 대폭 올리라고 요구한다. 한국은 인건비·군수지원비·군사건설비를 부담해온 협정 틀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이 원래의 50억달러보다는 약간 물러선 ‘좀더 현실적인 방안’을 검토한다는 관측도 있지만, 그럼에도 양쪽이 접점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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