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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韓·美 방위비 협상 연내 타결 무산⋯양측 입장차는 좁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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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미국서 6차 회의 개최 예정
美, SMA 틀 넘어서는 50억달러 요구…韓 "SMA 틀 유지해야"
韓, 미국산 무기 구매 제안에 양측 입장차 좁혀졌다는 관측도

조선일보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팀이 17일 서울 동대문구 국방연구원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외교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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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이후 한국이 분담할 주한미군 주둔비를 정하는 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정(SMA) 협상이 해를 넘기게 됐다. 협상 타결에는 실패했지만 한·미 양측 간 입장차는 전보다 좁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선임보좌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양국 협상팀은 17∼18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11차 SMA 협상 5차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미는 다음 회의를 내년 1월 미국에서 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외교 경로를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

한·미 양국은 10차 협정이 올 연말까지만 유효한 만큼 연내에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로 협상에 나섰지만 입장차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미국은 올해 분담금(1조389억원)의 5배가 넘는 50억 달러(약 6조원)에 육박하는 청구서를 내밀었다. 미국은 현행 SMA에서 다루는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외에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기존 SMA 틀을 유지해야 한다며 올해 분담금 수준에서 소폭 인상하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도 SMA 틀 내에서 협의가 이뤄져야 하며,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평하고 합리적이며 상호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양측은 여러 사안에 대한 입장 차이 속에서도 많은 논의를 통해 상호 이해의 폭을 넓혀 가고 있다"면서 입장차가 전보다는 상당히 줄었음을 시사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 측이 그동안 요구해 온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하는 쪽으로 결정한 게 양측의 입장차를 좁히는 데 효과가 있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현금 이외 더 많은 방위 기여(defense sharing)를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만큼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의 방위 기여분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축 측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이날 서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안 검토와 관련해 "미국에 긍정적이지만, 방위비 협상의 주요 의제는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상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간 미국 납세자의 부담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한국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는 점을 협상에서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다"고 했다. 한국 측이 미국산 무기 대규모 구입 카드를 제시했으며, 이것이 미국의 분담금 요구액을 낮추는 데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필요한 주둔비 예산에 필요한 방위비 분담금이 정해지진 않은 상태이지만 당장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새 협정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주한미군이 자체 예산으로 일단 집행하기 때문이다. 올해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10차 SMA 협정도 지난 2월에 가서명했다.

다만 3월까지도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면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의 임금 문제가 발생한다. 주한미군은 3월 말까지 협정이 발효되지 않으면 4월부터는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할 수 없어 이들의 무급휴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윤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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