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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도심 속 오지’ 전주 에코시티 과학로 인근 주민들 “신도시가 코앞인데 수돗물도 못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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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19일 전북 전주시 신도시인 에코시티 인근에서 한 시민이 상하수도가 공급되지 않아 도심 속 오지가 됐다며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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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만가구가 넘는 신도시가 건설됐는데도 그 앞에 있는 상가나 인근 주민들은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고 수돗물도 먹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전주시민이 아닌가요?”

상하수도 시설 설치 안돼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 사용


전북 전주시 최대 신도시인 에코시티 인근에서 지난 19일 만난 하영호씨(55)가 주변을 가리키며 말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그는 “겉은 멀쩡한 회사지만 아직도 정화조에서 정기적으로 분뇨를 수거처리해야 한다”면서 “신도시와 전당마을 틈새의 이곳만 유일하게 상하수도 보급이 되지 않아 이름만 도시지 오지에서 산다는 자괴감이 크다”고 말했다.

에코시티를 관통하는 과학로변인 전미119안전센터에서 전당사거리까지 500여m 구간에는 대형 셀프세차장과 주택, 편의점, 상가 등이 입주해 있다. 대형 빌딩도 속속 건축 중이지만 상하수도 시설은 설치되지 않았다. 이 구간을 지나면 전당마을인데 상수도는 이미 보급된 지 오래고 현재 하수도 보급을 위한 설계가 진행 중이다. 유독 가운데인 과학로 주변만 도심 속 오지로 전락하자 이곳에 입주한 상인과 주민 60여명은 지난 16일 전주시에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주민 가운데 일부는 정수기를 설치하거나 물을 사 먹고 있지만 주민 상당수는 지하수를 그대로 식수로 사용한다. 생활오폐수 처리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주민 이상진씨(60)는 “이 지역에 있는 주택이나 상가, 사무실에서는 정화조를 이용해 생활오폐수를 처리하고 있는데 정화는 된다고 하지만 생활오수가 인근 백석저수지나 농수로로 그대로 흘러들어간다”며 “수질오염뿐 아니라 만성적인 악취로 주민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수도 저수지·농수로 유입

전당사거리 방향 악취 호소


실제 전미119안전센터 앞 과학로 인도를 통해 전당사거리 방향으로 걸어가 보니 미세한 악취가 코를 자극했다. 주민들은 악취를 호소하며 상하수도 관로 매설을 구청에 끊임없이 제기했으나 “예산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했다.

민원에 구청선 “예산 없다”

“우리는 전주시민 아닌가요”


김재모씨(67)는 “에코시티 15블록 뒤쪽 백석저수지에 천년공원 조성계획이 세워져 있고, 현재 여기보다 더 원거리인 전당마을에는 하수도 공사 설계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이와 연계시키는 게 시급하다”면서 “하루가 다르게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씨(54)도 “에코시티 주변에 있는 7개 자연마을뿐만 아니라 4~5가구만 사는 백석마을도 상수도 시설이 설치돼 있는데 유독 이 구간만 빠져 있다. 요즘 세상에 도심 한가운데 수돗물이 안 들어오는 곳이 어디 있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국비를 지원받아 상하수도정비구역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 구간은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정부에 건의해 빠른 시일 내에 상하수도가 공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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