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 통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임명 등으로 ‘검찰 개혁’에 가속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은 현충원 참배로 새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윤 총장은 방명록에 “국민과 함께 바른 검찰을 만들겠다”고 의미심장한 문구를 적었다.
윤 총장은 2일 오전 9시20분쯤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의 넋을 기렸다. 그는 방명록에 “조국에 헌신하신 선열의 뜻을 받들어 국민과 함께 바른 검찰을 만들겠다”고 썼다.
방명록 작성을 마친 윤 총장에게 취재진이 ‘공수처법 통과’에 대해 물었으나 그는 답변을 피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 검찰 인사에 대해 의견을 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순국선열을 추모하러 왔다”고만 답했다.
이 밖에 ‘아직 별다른 입장이 없는데 (신년 다짐회에서) 어떤 말을 할 것인지’ 등을 물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9시23분쯤 현충원을 떠났다.
윤석열 검찰총장. 뉴스1 |
앞서 윤 총장은 지난해 12월31일 배포한 신년사를 통해 “주어진 상황이 어떠하든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책무를 완수해야 한다”고 검찰에 당부한 바 있다.
국회를 통과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과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형사사법 관련 법률의 제·개정으로 앞으로 형사절차에 큰 변화가 예상돼 올해 검찰 안팎의 여건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전 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남긴 문구 |
한편 지난 연말 공수처법이 오랜 진통 속에 통과된 것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전 7시쯤 추 장관 임명을 재가함에 따라 검찰 개혁의 강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추다르크’라 불리는 추 장관은 줄곧 검찰 개혁 의지를 불태워온 인물이다.
추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권력기관 중 검찰 개혁이 최우선이며 단칼로 쳐내듯이 가감 없는 수술을 해야 한다”고 여러 번 강조했으며 얼마 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개혁방안뿐만 아니라 법무·검찰의 경직된 조직문화 개선을 추진하고 스스로 혁신할 수 있는 내부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뉴시스 |
이 때문에 추 장관이 곧 검찰 인사를 통해 조직 장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추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인사에 대해 말을 아꼈으나 “인사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협의하는 게 아니라 법률상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장관 권한임을 확실히 했다.
이 때문에 이르면 다음 주 중 검사장 인사를 먼저 내고 설날 전후 후속 인사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달 초 검사장급 고위 간부 승진 인사를 위한 검증에 착수한 바 있다. 인사 내용에 따라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추 장관의 임기는 오전 0시부터 시작됐다. 오전 8시쯤 진행된 문 대통령의 현충원 참배에는 공식 임기를 시작한 추 장관도 함께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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