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23개월 만에 둘로 쪼개져/ “보수 재건”… 5일 ‘새보수당’ 공식 출범/ 안철수 복귀로 파장… 김무성 “우파통합”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유승민계 바른미래당 의원, 전 의원, 지역위원장들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5일 새로운보수당 중앙당을 창당할 예정이며 바른미래당은 1년 11개월만에 공식 분당된다. 연합뉴스 |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앞둔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의원 8명이 3일 탈당을 공식 선언했다. 비당권파인 유승민 의원을 위시해 정병국·이혜훈·오신환·유의동·하태경·정운천·지상욱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발표했다. 이로써 2018년 2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쳐 출범한 바른미래당은 1년11개월 만에 둘로 쪼개졌다. 오는 4월 총선을 겨냥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계복귀를 선언한 것을 기점으로 중도·보수진영의 정계개편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김무성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소리(小利·작은 이익)에 집착하면서 머뭇거릴 때가 아니다”며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유 의원 등에게 보수대통합을 위한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유 의원 등은 기자회견에서 “2년 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나라의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드리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지만, 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이어 “숫자는 아직 적고 세력은 약하지만 무너진 보수를 근본부터 재건하겠다”며 “무능과 독선, 부패와 불법으로 나라를 망치는 문재인정권을 제대로 견제하고 대체할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회견에는 바른정당계인 권은희·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구상찬·정문헌·진수희·이종훈 전 의원 등도 회견에 참석해 함께 탈당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오는 5일 국회에서 새로운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선출한다. 유 의원은 ‘보수 재건’을 위한 독자노선을 강조하며 보수통합 논의에 말을 아꼈다. 하지만 4·15총선을 100여일 남겨둔 상황에서 유승민계의 새로운보수당은 자의든 타의든 ‘빅텐트론’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가운데) 등 바른미래당 의원 8명이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을 공식 선언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5일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
유 의원은 정계복귀 입장을 밝힌 안 전 의원에 대해 열린 자세를 유지했다. 유 의원은 “변화와 혁신을 통한 비상행동(변혁)을 할 때 제가 같이하자는 이야기와 문자를 (안 전 의원에게) 드렸지만 아직 답을 못 받은 상태”라면서 “2년 전 이 자리에서 국민께 약속드린 ‘개혁보수와 실용중도가 힘 합쳐서 잘해 보자’는 그 정신에 여전히 동의하는지 궁금하다”고 소개했다. 3년 전 새누리당(현 한국당)을 떠나 바른정당을 꾸린 유 의원과 국민의당을 만든 안 전 의원은 대선에서 각각 득표율 4위, 3위로 패한 뒤 서로 손잡고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안 전 의원이 귀국하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야권 재편의 향배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 대표가 버티고 있는 바른미래당에 잔류할지,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할지, 신당을 만들어 독자 세력화를 모색할지, 아니면 한국당과 손을 잡을지 등 안 전 의원의 선택지는 다양하다. 그는 전날 정계복귀를 선언했으나 구체적 행보에 대해선 ‘귀국한 뒤 상의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힌 상태다. 다만 한국당 주도의 보수통합에는 일정한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김무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우파 보수, 통합 외에 다른 길은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려 “선거에서 패배하면 지난 연말 국회에서와 같은 치욕만 남는다”면서 “결단의 해답은 오직 하나, ‘우파 정치세력의 대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황 대표, 유 의원 등 우파 보수를 대표하는 정치리더들은 이제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혜진·곽은산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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