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21대 총선에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 을이나 자신의 고향인 경남 밀양·창녕에서 출마하겠다고 3일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tbs 라디오 '김지윤의 이브닝쇼'에 출연해 "석 달 전 총선에 나가야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심판은 2022년 대통령 선거를 기준으로 도움이 되는 지역을 간다고 얘기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대구 동구 을 출마를 염두에 두는 이유로 현재 이 지역구의 '주인'인 유 의원을 꼽았다. 보수 통합이 실패할 경우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한국당의 요충지 TK(대구·경북)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경쟁자' 유 의원을 견제하겠다는 구상이다.
홍 전 대표는 "(보수) 통합이 안 되면 어차피 유 의원이 다음 대선에 나올 것"이라며 "TK 분열 방지를 위해 유 의원을 이번에 좀 주저앉혀야 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고향인 경남 밀양에 나가 PK(부산·울산·경남)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이 지역은 지난해 11월 이 지역에서 당선된 엄용수 전 한국당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한 후 '주인 없는 땅'이 됐다. 이 가운데 자신이 나서 PK가 한국당의 거점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이 중심을 잡겠다는 구상이다.
홍 전 대표는 "지금 PK 지역 광역단체장들이 전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며 "우리 당(한국당)에는 PK 지역에 중심이 되는 인물이 없다. PK 전체를 아울러 견인해나갈 만한 인물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대한민국 인구 구조에서 PK 인구가 840만명으로 호남의 2배는 된다는 점을 들며 "2022년 대선의 향방을 두고 볼 때 PK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누가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거점이 있는 축이 없으면 그 지역을 끌고 갈 수 없다"고도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밀양·창녕은 국회의원이 공석이고 현역 의원 경쟁자도 없다. 대구 동구을도 우리 당 현역 의원이 없다"며 "앞으로 보수 대통합 과정을 보고 지역구를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의 구상에 이날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당 내 중진들에게 촉구한 '수도권 험지 출마' 방침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두 지역구에 한국당 현역 의원은 없지만 TK와 PK 지역 특성상 한국당에 불리한 선거 구도는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홍 전 대표는 당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홍 전 대표는 "수도권 선거를 하는 데 우리(한국당)가 축을 세우기에는 지금 너무 늦어버렸다"며 "서울 강북 선거구나 수도권 험지에 가서 한 석 보태본들 그것이 이 당에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보수 통합과 관련 "황 대표와 유 의원, 최근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원 오브 뎀(one of them)'으로 모여서 집단 지성을 발휘해 총선에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중도 보수 대통합 문제의 관건은 황 대표가 자기 것을 내려놓느냐"라며 "소위 자기 리더십에 위기가 올 때만 통합하자고 하니까 진정성을 상대방이 못믿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대표는 황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정당이라는 것은 '원 오브 뎀'으로 같이 운영해야 한다"며 "황 대표가 아직 공무원 티를 못 벗었다는 생각을 했다"고도 말했다.
백지수 기자 100js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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