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갑질하며 뇌물 수수’ 유재수, 오늘 첫 재판 시작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금융위원회 재직 당시 업체들로부터 뇌물 등을 받고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을 받는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이 지난해 11월 27일 서울 문정동 서울동부지법으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업체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편의를 봐준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재수(56)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첫 재판이 6일 열린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 손주철)는 이날 오후 4시 유 전 부시자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을 앞두고 재판부가 피고인의 혐의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을 확인한 뒤 증거조사 계획 등을 세우는 절차이며, 피고인이 법정에 나올 의무는 없다.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원회에서 간부로 재직하던 2016~2017년 시절 금융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초호화 골프텔 무상사용, 고가 골프채, 항공권 구매비용, 오피스텔 사용대금, 동생 취업, 아들 인턴십, 부동산 구입자금 무이자 차용 등 4,950만원 상당의 금품과 이익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유 전 부시장은 ‘내 친동생이 직장을 바꾸고 싶어하는데 이력서를 보내줄 테니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거나 ‘00동 근처에 쉴 수 있는 오피스텔을 얻어달라’고 부탁해 관리비 한 푼 내지 않고 보증금 2,000만원짜리 오피스텔 출입카드를 제공받았다.

또 부산 경제부시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9월에는 ‘내가 지정하는 사람에게 내 명의로 추석 선물을 보내달라’며 수십만원 상당의 한우세트 3개를 주변인에게 보내도록 요구하고, 자신이 집필한 책 100권을 구매해서 자신에게 보내라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 전 부시장은 자신에게 뇌물을 준 회사에 ‘평소 빚진 것도 많은데 금융위원장 표창을 받게 해주겠다. 표창을 받으면 자산운용사 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혜택을 제공했으며, 업계 관계자로부터 강남 아파트 구입 자금 2억5,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린 뒤,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아 손해 볼 상황’이라며 1,000만원의 채무를 면제받기도 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 무마 의혹은 아직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이 재판은 유 전 부시장의 개인 비리 혐의만을 다루며, 유 전 부시장이 수수한 금품이 대가성을 띤 뇌물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