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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솔레이마니 제거 기획자는 폼페이오… "전쟁 가능성 높였다" 비난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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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2인자 굳혔지만

美 언론들 "중동 혼돈 불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드론 공격을 강력하게 밀어붙여 그의 제거에 성공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통령에 이어 확고한 2인자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동시에 중동 정세를 한 치 앞도 전망하기 힘들게 뒤엎어놨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 합류한 그는 CIA에 이란 전담 센터를 세우며 줄곧 미·이란 간 긴장을 높여왔다. 2018년 4월 말 국무장관이 된 직후 트럼프에게 이란 핵합의 파기를 종용했고, 결국 다음 달에 트럼프는 이 합의를 깼다. 또 작년 4월엔 이란혁명수비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테러집단' 지명을 이끌어냈다. 미국 정부가 외국의 정부 조직을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첫 사례였다.

하지만, 솔레이마니 살해 후 이란 길거리에는 부패한 성직자·관료에 대한 반대 시위대가 아니라, '미국 타도' 인파가 들어섰다. 또 미국의 파트너였던 이라크 의회는 미군 철수를 결의하고, 전 세계 미국인과 외교관들은 이란의 잠재적 위협에 노출됐다. 솔레이마니 살해로 미국인이 더 안전해졌다는 주장과는 정반대 상황이 빚어졌다.

뉴욕타임스는 "폼페이오 비판자들은 이란 대응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에서, 그가 중동에서 발을 빼려는 트럼프를 오히려 또 다른 전쟁으로 이끌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고 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차관을 지낸 웬디 셔먼은 "폼페이오가 이 모든 과정에서 약간 순진하고 파괴적 행동을 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CIA 국장·국무장관으로서 폼페이오는 여전히 신뢰도(credibility) 문제를 겪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CIA 국장 시절 "외국 개입이 미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했고, 하원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로 이어진 우크라이나 스캔들에선 국무장관으로서 외교관들의 의회 증언을 막아 비난을 샀다. 줄곧 트럼프 옹호 입장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2024년 미 대선에 도전할 뜻을 품은 그의 대(對)이란 강경 노선은 공화당의 지지 기반이자 큰손인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층과 유대계 보수층의 호응을 받는다. 폼페이오는 올해 캔자스주에서 연방 상원의원에 출마할 계획이었으나, 6일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대표에게 국무부에 남겠다고 최종 통보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솔레이마니 사태로 인해 행정부에 남아 있기를 원했고, 본인도 신참 상원의원보다는 트럼프의 가장 신뢰받는 측근 신분이 세계 정세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철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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