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적인 예로 21세기 첫 해인 2000년, 국내 게임시장 전체 매출 규모는 2조 9,682억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8년에는 5배 가까이 성장한 14조 2,902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약 3.9배 커진 세계 게임시장보다 더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2018년에만 연매출 1조 원 이상을 기록한 국내 게임사가 네 곳이나 나왔다. 2000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게임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통해 그래프로 살펴보자.
▲ 연도별 국내 게임시장 전체 규모 (자료: 게임메카 제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내 게임시장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며 10조 원 돌파를 눈 앞에 뒀었지만, 2013년 소폭 감소하며 정체기를 맞이한다. 국내 게임시장 점유율 1위인 PC 온라인게임이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인데, 이 빈자리를 모바일게임이 채워갔다. 모바일게임은 폭발적인 성장세로 2017년 PC 온라인게임 시장을 추월했고, 이에 힘입어 국내 게임시장 전체 규모도 13조 원을 훌쩍 넘겼다. 그러나 이러한 모바일게임이 2018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됨에 따라 전체 성장률 역시 전년에 비해 조금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연도별 국내 아케이드게임 시장 규모(아케이드게임 + 아케이드게임장, 자료: 게임메카 제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 와중 바다이야기로 대표되는 사행성 게임은 독이 든 성배처럼 유입되기 시작했다. 2004년 말부터 국내에 본격 상륙한 사행성 게임들은 아케이드게임 시장 규모를 약 4배 가까이 키웠지만, 곧이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며 강도 높은 단속과 규제를 받게 됐다. 결국 2007년 아케이드게임 시장은 전년대비 약 97.5% 축소됐고, 2017년 인형뽑기 붐으로 다소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내 게임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에 불과하다.
▲ 연도별 모바일, PC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 (자료: 게임메카 제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편, 모바일게임은 2000년만 해도 시장 규모가 100억 원 미만일 정도로 매우 소규모였다. 이후로도 꾸준히 비주류 플랫폼 자리를 유지하며 아이폰 3GS로 본격화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린 지 3년차인 2011년에도 5,000억 원을 채 넘지 못했지만, 그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면서 2013년엔 무려 2조 3,277억 원 규모로 폭발적 성장을 보였다.
▲ 연도별 국내 게임업계 종사자 수 (자료: 게임메카 제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던 게임업계 종사자 수가 갑자기 준 것은 2013년이다. 2011~2012년에 5만 명을 넘어서던 종사자 수가 갑자기 1만 명 이상 줄었다. 최상단의 한국 게임시장 규모 그래프를 보면 2013년 국내 게임시장 규모가 줄긴 했지만, 그 수치는 아주 미미하다. 즉, 당시 종사자 수의 급격한 하락은 주류가 되는 게임 플랫폼이 변화함에 따른 특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2013년도엔 PC/온라인게임 시장 규모가 1년 새 19.6% 하락한 시기였다. 지금은 옛말이 되긴 했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PC/온라인게임은 개발과 서비스에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반면 모바일게임은 적은 인력으로도 특출난 아이디어만 있으면 개발이 가능한 분야였다. 즉, 국내 게임시장의 초점이 PC/온라인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벌어진 인력 감축이라고 볼 수 있다.
모바일게임은 이후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2017년에는 PC/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를 추월했다. 2012년 기준 PC 온라인게임 규모는 모바일게임보다 8.5배 가량 컸는데, 이러한 격차를 단 5년 만에 추월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MMORPG와 수집형 게임 등 특정 장르에 편중된 점, 확률형 아이템을 주축으로 한 강도 높은 BM에 대한 반발심 확대, 가장 큰 해외 시장 중 하나인 중국이 한국 게임에 대해 판호를 발급하지 않고 있는 점 등으로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실제로 2019년 상반기 지표를 보면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02% 상승하는데 그쳤으며, 2019년 전체 성장 예측치도 5.1%에 불과하다.
▲ 연도별 국내 게임업계 수/출입 규모 (자료: 게임메카 제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국내 콘솔게임 시장 규모 (자료: 게임메카 제작)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금까지 21세기 들어 대한민국 게임업계 변화를 살펴봤다. 분야 별로 크고 작은 위기와 부침이 있었음에도 전체적으로 보면 꾸준히 해법을 찾아나가며 발전을 거듭해 전세계 게임시장 성장률을 앞질렀다. 그 결과 한국 게임시장은 2018년 기준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전세계 네 번째로 큰 시장이 되었다. 과연 최근 대두되고 있는 국내 게임산업 위기론은 저 그래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꾸준히 지켜봐야겠다.
게임메카 서형걸 기자
Copyright ⓒ 게임메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