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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보수 빅텐트' 혁통위, 시작부터 삐걱…보수통합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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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당 협의체"vs"혁통위에서"…보수통합 주체 갈등

한국당·새보수당 총선 체제 각각 본격 진행…논의 차질 가능성

뉴스1

박형준 혁통위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3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16/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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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보수통합 논의를 이끌어오던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출범 3일만에 삐거덕대고 있다. 동시에 자유한국당은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보수 통합을 논의 중인 각 당의 총선 시계가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기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16일) 혁통위와 새로운보수당은 보수통합의 주체가 누가 될지를 두고 갈등을 벌였다.

새보수당이 혁통위를 단순 '여론수렴기구' 정도로 의미를 축소하고 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 협의체 구성'을 요구하자, 혁통위가 반발한 것이다.

박형준 위원장은 혁통위 3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대당 통합 논의'에 대해 "통합 관련 문제는 혁통위내에서 집중하는 것이 좋다. 혁통위의 (역할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는 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새보수당은 이를 재반박했다. 지상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위원장은 한국당 대변인인가. 새보수당의 정치 행위에 대해 왜 가타부타 하나"라며 "혁통위에 계속 참여할 것인가 심각하게 재고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새보수당과 혁통위가 이처럼 갈등을 벌인 것에는 한국당·혁통위·새보수당 사이의 보이지 않는 주도권 다툼이 숨어 있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보수통합 논의가 혁통위 내 다양한 단체와 함께 진행되면, 현역 의원 108석의 제1야당 한국당의 목소리는 커질 수 있다. 반면, 8석의 새보수당은 다양한 통합 주체 중의 하나로 전락해 다소 힘이 빠질 수 있다. 이틀이 넘도록 새보수당의 '당대당 통합 협의체' 구성 요구에 답을 하지 않는 것도 이같은 계산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다.

친이(親이명박)계 인사와 시민단체 주도로 구성된 혁통위 역시 통합 주도권을 쥐고 있으면 정치권 진입 등 손해볼 것이 없다.

반면 한국당과 새보수당만의 '당대당 통합 협의체'가 보수통합 주도권을 가져가면, 보수통합 전체의 논의 무게가 양당에 비슷하게 실리면서 새보수당은 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주도권 다툼으로 보수통합 자체가 어그러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당은 전날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당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했다. 4·15 총선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낸 것이다. 통합 논의에 있어서 공천 문제는 주요한 갈등 요소인데, 한국당이 한발짝 먼저 가고 있으면 논의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청년보수정당을 강조하는 새보수당 역시 같은 날 청년 당대표 인선 절차에 돌입했다. 이준석 젋은정당비전위원장 등 새보수당 내 청년 인사들은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당 대표들이 동일한 권한을 갖는 새보수당의 공동지도체제 하에서는 이들의 의견 역시 크게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보수진영 내에서는 여전히 통합하지 않으면 총선에서 필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깔려있는 상황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새보수당과의 당대당 통합 논의에 대해 "논의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혁통위와 새보수당 사이를 한국당이 왔다갔다하면 가능한 얘기"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공관위원장을 맡은 김형오 전 의장이 당을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혁신 성향을 가진 만큼 김 전 의장이 주도하는 '혁신 공천' 작업이 보수통합 논의와 부딪치지 않으면서 보조를 맞춰갈 수 있다는 낙관론도 없지 않다.
h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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