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당을 지켜온 사람이 대표 돼야”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당원 대부분이 속한 TK(대구경북)∙PK(부산∙울산∙경남) 지역에 공들이고 있는 가운데 한 전 위원장과는 본격적으로 거리두기를 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 왼쪽부터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윤상현 의원,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
◆洪, 개인일정 이유로 韓만 거절
한 전 위원장은 27일 대구와 경북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지사와의 면담은 확정됐지만 홍 시장과는 홍 시장의 개인 일정 등을 이유로 불발됐다. 홍 시장 측은 “한 전 위원장 측이 면담을 요청했지만 개인 일정 때문에 성사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홍 시장은 나 의원과 지난 21일에 만났고, 윤 의원과는 지난달 29일에 만난 바 있다. 원 전 장관과는 이날 면담한다.
홍 시장은 나 의원과의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을 지키지 않은 선출직은 옳지도 않고 맞지도 않다. 당을 지켜온 사람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이전부터 페이스북에서 연일 한 전 위원장을 직격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해 “내가 (한 전 위원장을) ‘애’라고 말하는 것은 나이를 기준으로 하는 게 아니고 정치적 미성숙을 지칭하는 것”,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 “문재인 사냥개 노릇 하던 얼치기 검사 출신” 등 거칠게 비판한 바 있다. 한 전 위원장이 제3자 추천 방식의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본인 특검 받을 준비나 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의원(왼쪽)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1일 대구 동구 신세계백화점 내 일식집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해병대원 특검법 놓고 韓 포격
한 전 위원장이 제안한 해병대원 특검법을 놓고도 나∙원∙윤 당권주자 3인의 포격이 지속되고 있다.
나 의원은 25일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6개 특검을 내놓고 있다. 이거 하나 받으면 이제 논쟁이 다 끝나고 민생을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라며 “정치경험이라는 것이 이래서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원 전 장관도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회피하고 (윤 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가기 위해 특검에 혈안이 돼 있는데 (이에 응할 경우 야권발 정쟁에) 말려들 수 있다”며 “정치적 면에 있어 야당과 싸워보지 않은 미숙함과 순진함이 보인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뜬금없이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들고 나온 건 이슈 전환을 통해 총선 참패 책임론을 물타기 하기 위한 저급한 정치 술수”라고 주장했다. 또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의 탈당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은 25일 기자들과 만나 “일단 우선 그것(해병대원 특검법 수정안)이 민심을 최선으로 따르는 길이라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이 사안이 이뤄지는 과정이나 사람들 행동에서 실망스러운 점을 국민이 많이 느꼈고 저희가 바로잡을 기회를 여러 차례 실기해서 무리하고 논리적으로 말 안 되는 면이 있지만 그래도 민심 따라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특검 논리를 따질 단계가 지났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국민은) 특검 찬성하는 세력과 특검 무조건 반대하는 세력으로 보지 않느냐. (반대만 할 경우) 정치 세력으로서 국민들 공감 받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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