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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이미 시작된 6차혁신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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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콘드라티예프와 슘페터는 20세기 초반의 경제학자들이다. 인공지능 시대인 오늘날 콘드라티예프의 장기순환이론과 그 이론을 응용한 슘페터의 기술혁신이론이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콘드라티예프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호황-후퇴-불황-회복의 주기적인 순환 현상인 경기변동의 커다란 주기가 40년에서 50년을 두고 반복된다고 주장한다. 콘드라티예프 학파는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의 장기변동 사이클이 있었다고 설명하는데, 슘페터 학파는 이에 기초하여 다섯 차례에 걸친 기술혁신의 물결이 사회 발전을 이끌었다고 본다.

두 학파는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250년간을 다섯 단계로 분류한다. 1차(1780-1830)는 증기기관에 의한 섬유산업의 발달, 2차(1830-1880)는 철도와 철강에 의한 대중교통 수단의 발달, 3차(1880-1930)는 전기와 화공학의 발전으로 인한 대량생산, 4차(1930-1970)는 자동차와 석유개발로 인한 개인교통수단의 발달, 그리고 5차(1970-2020)는 정보통신기술로 인한 정보화 사회의 발전으로 구분한다.

인류사회는 지난 250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1780년 7억명이던 세계 인구는 2019년 말 77억명을 넘어서서 11배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에너지 소비량은 14배 늘어났다. 앞으로 이러한 발전이 계속되려면 어떤 기술혁신이 전제되어야 할까.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의 주요 이슈는 인공지능 발전과 로봇과 이동성의 혁신이었다. 산업혁명 전반기에 혁신을 주도하였던 기술이 증기기관과 전기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기술이었다면 후반기에 혁신을 주도하는 기술은 정보 기술인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인공지능이다. 전시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인공지능 기술이 이제는 기술혁신과 사회 발전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콘드라티예프 학파는 1930년대의 대공황을 극복하고 4차 사이클을 가져온 것이 자동차와 석유산업의 발달이었고, 1970년대와 80년대의 오일쇼크를 넘어서서 5차 사이클을 가져온 동인이 정보 기술이었다고 설명한다. 인공지능 기술이 2008년과 2009년의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6차 사이클을 가져올 핵심기술이라고 본다면 슘페터 학파가 말하는 6차 혁신의 물결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서병조 사람과디지털연구소 객원연구원(인천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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