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0년, 세계 경제는 천지개벽의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미중 무역 합의는 진짜 변혁의 시작이다. 20년 후에도 당신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지 고민하라”
800명이 참석한 후베이성 기업인 대회에 참석한 마윈의 일성이다. 지난해 12월 20일 성정부의 초청으로 참석한 행사에서 운 좋게 마윈을 만날 수 있었다. 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민영기업의 대부인 마윈이 후베이성 경제 고문으로 위촉받는 장면이었다. 마윈은 “미중 무역 합의로 이제 새로운 무역모델과, 새로운 규범과 규칙이 나타날 것이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도전과 기회가 넘쳐날 것”이라며, “그 변화의 핵심인 중국 경제의 거대한 구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수출에서 수입으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하면서 내수형 소비국가로 탈바꿈하고 있는데, 아직 내수 소비가 충분히 발굴되지 않았기 때문에 백년 만에 오는 천재일우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날 마윈과 정부 관료의 발표를 들으며 오늘날 중국의 고민에 대해 곱씹게 되었다. 지금 중국 경제의 당면과제는 ‘고질량 발전’, ‘경제구조 전환’이다. 쉽게 말하면 양적 성장에서 질적 발전으로 전환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선 경제 주체인 민영 기업이 활발히 움직여야 한다. 중국경제에서 민영기업의 역할을 ‘456789’로 설명한다. 금융대출의 40%, 세수의 50%, GDP 60%, 기술혁신의 70%, 일자리의 80%, 기업수의 90%를 차지하는 경제의 허리이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을 겪으며 민영기업들이 지난 2년간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시진핑 주석이 민영기업 좌담회에서 민영기업은 ‘우리 편(自己人)’이라고 치켜세우면서 각 지방정부에서도 민영기업 대출 지원 등 기 살리기에 나섰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마윈이 후베이성 경제고문을 흔쾌히 수락한 데에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이유가 있다. 중부 핵심 소비시장이자, 창장 경제벨트, 중부굴기의 중심에 서 있는 우한의 존재감이다. 우선 전 세계 최대 대학생 인구 130만 명을 보유한 우한은 그 자체가 젊은 소비시장이자, 고급 인재, 혁신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12월 우한에 제 2본부를 공식 개소하며, 만 명 이상의 AI 연구개발 본부로 만들 계획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우한이 인재 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화중지역 물류센터와 혁신센터를 우한에 두고 있다. 이 밖에도 우한의 디지털 경제 파워를 들 수 있다. 우한에만 IT 유니콘 기업이 5개이며, 샤오미, 텐센트, 샤오홍수, 모바이크 등 중국 대표 IT 기업들이 우한에 제2 본부와 R&D 센터를 속속 설립하고 있다. 마윈은 디지털 상위 3대 도시로 항저우, 상하이, 우한을 꼽으며, 미래 도시는 인구, GDP 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12일 후베이성 양회 가 열렸다. 보통 1~2월에 열리는 지방 양회는 3월 초 베이징에서 열리는 양회의 풍향계다. 내륙의 신성장 엔진, 젊은이가 주축이 된 혁신성장과 소비 중심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우한, 이것이 바로 마윈이 선택한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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