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마스크를 낀 중국인 여행객들이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열차역을 나오고 있다. 우한|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수도권 인기 온천관광지의 한 가게가 ‘중국인 출입 금지’ 안내문을 내걸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온천 광광지로 유명한 가나가와(神奈川)현 하코네(箱根)의 한 과자 판매점이 “감염을 피하기 위해” 중국인이 가게에 들어오는 것을 금지한다는 중국어 안내문을 가게 출입문에 붙였다. 안내문에는 “중국인은 입점(入店) 금지”, “바이러스가 뿌려지는 것이 싫다”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안내문에는 “홍콩인과 대만인들은 출입 금지 대상이 아니다”는 내용도 들어갔다.

하코네는 도쿄 인근의 유명 온천 관광지로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곳이다. 이 가게는 외국인 관광객의 왕래가 많은 유모토(湯本)의 온천가 한귀퉁이에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가게 주인은 번역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안내문을 작성했으며 지난 17일쯤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너가 좋지 않은 중국인이 우리 가게를 망쳐왔다”며 “코로나 바이러스에 자위 수단을 취하고 싶다. 중국인은 들어오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안내문을 문제삼으면서 반발하는 중국어 게시물이 올라오고 가게 주인의 휴대전화에 ‘사죄하라’는 메시지가 전송되기도 하는 등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가게 주인은 “내용은 고쳐서 쓰겠다. 물의를 빚을만한 단어는 삼가겠다”면서도 중국인이 매장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한다는 방침은 바꾸지 않을 뜻을 밝혔다. 아사히는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춘절을 앞두고 하코네 관광에 영향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일본에선 우한 폐렴 확진 환자 1명이 확인됐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16일 우한 체류 경험이 있는 가나가와현 거주 중국인 남성에게서 폐렴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도쿄|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