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공동연구단, 초미세먼지 성분·구성비 조사
서울, 車 배출가스만큼 화석연료도 초미세먼지에 영향
환경과학원 "국경 넘어오는 미세먼지 문제와는 무관"

한국과 중국이 서울과 베이징의 초미세먼지를 함께 조사한 결과, 두 도시의 미세먼지 성분은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도시 모두 자동차 배출가스가 미세먼지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일 오전 서울 한남고가차도에서 바라본 시내가 미세먼지로 뿌옇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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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22일 한·중 대기질 공동연구단이 2017년부터 진행한 중국 베이징(北京)·바오딩(保定)·창다오(长岛)·다롄(大连) 등 북동부 4개 도시에 대한 1단계 공동연구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공동연구단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베이징과 서울의 초미세먼지 성분은 질산암모늄과 황산암모늄, 유기물질 등으로 구성돼 비슷했다. 다만, 구성 비율은 차이가 있었다. 베이징의 경우 질산암모늄 22%, 황산암모늄 11%, 유기물질 44%, 지각물질 등 23%로 나타난 반면에 서울은 질산암모늄 25%, 황산암모늄 25%, 유기물질 28%, 지각물질 등 22%로 조사됐다.

자동차 배출가스에 포함된 물질로 알려진 질산암모늄은 서울과 베이징이 각각 25%, 22%로 비슷했다. 그러나 2017년 기준으로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서울은 질산암모늄이 평소보다 22% 늘었지만 베이징에선 10%만 증가해 서울의 증가폭이 더 컸다. 공동연구단은 서울이 자동차 배출가스의 영향을 더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서울과 베이징의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기준은 다르다. 서울은 일평균 35㎍/㎥, 베이징은 일평균 79㎍/㎥를 초과할 경우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
2017년에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발생한 날은 서울이 23일, 베이징이 49일이다.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를 연소했을 때 나오는 황산암모늄의 경우 베이징이 서울의 절반 정도였고, 유기물질의 비율은 베이징이 서울의 1.5배였다. 공동연구단은 중국 정부가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는 에너지 구조조정을 하면서 질소·황산암모늄 비율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봤다.

서울이 베이징에 비해 황산암모늄 구성 비율이 높은 이유에 대해 공동연구단은 명확한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 석탄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대도시 초미세먼지의 주요 구성 성분은 자동차 배출가스에 포함된 질산암모늄이 황산암모늄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서울은 두 성분이 모두 25%였다. 전권호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은 "의외의 결과"라며 "발생원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향후 공동연구단은 배출량 현지 조사, 배출 항목 구축 등 추가 연구를 통해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전 연구관은 "초미세먼지 성분은 전 세계 어느 곳이나 비슷하지만, 구성 비율은 생활 방식과 환경 등에 따라 다르다"며 "이번 연구는 초미세먼지가 국경을 넘어오는 문제와 관련이 없고, 두 도시의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따져보고 정책을 수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2015년 6월 베이징 현지에서 개소식을 가진 한·중 대기질 공동연구단은 양국 간 최초의 연구 분야 협력사업으로, 지난해 한·중 환경부 장관이 서명한 ‘청천(靑天) 계획(미세먼지 저감 계획)’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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